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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뇌졸중] 증상 발현 늦지만 후유증은 평생…건강한 혈관이 예방의 핵심

■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고혈압 환자, 정상인보다 발병 위험 4~5배 높아

60~70대 호발하지만 젊었을 때도 방심은 금물

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뇌졸중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 혈관이 터져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된다. 뇌경색이 전체 뇌졸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뇌경색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성이다. 고혈압이 있으면 동맥경화 진행 속도가 빨라지기 쉽다. 고혈압 환자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은 정상인보다 4~5배 높다고 알려졌다. 혈압이 높으면 혈액이 혈관을 지날 때마다 혈관 벽에 압력이 가해진다. 혈관 벽이 망가지면 혈관 속을 지나다니는 지방질이나 불순물이 혈관 벽 안으로 들어오고, 콜레스테롤 지방질과 찌꺼기도 쌓인다. 지방질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벽이 점점 두꺼워지고 딱딱해지는 것이 동맥경화다. 따라서 동맥경화가 생기기 전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잘 조절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동맥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혈액 속 혈소판이 활성화되어 핏덩어리인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떨어져서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오는 것이다. 결국 산소 공급이 안 되어 뇌손상이 진행된다.

심방세동, 판막증과 같은 심장질환도 뇌졸중의 심각한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심장질환이 있으면 심장 안쪽 벽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데,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다. 심방세동이 있는 경우 뇌졸중 발생률이 △50대 4배 △60대 2.6배 △70대 3.3배 △80대 4.5배로 크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항응고제 치료를 통해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혈관이 막혀 뇌가 손상되면 ‘뇌경색’(왼쪽), 혈관이 터져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분류된다./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10살씩 나이를 먹을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도 약 2배씩 증가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뇌졸중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60만 명을 넘어섰다. 그 중 60~70대가 전체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통계상으로 보면 고령에서 더 주의해야 하는 게 맞지만 젊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동맥경화증은 30~40대부터 발견되기 시작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전조증상은 동맥의 직경이 정상보다 50% 이상 좁아지고 나서야 나타난다. 뇌졸중 증세가 갑자기 발생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수 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원인 질환이 심해져서 나타난 결과인 것이다. 따라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잘 조절해야 한다.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경동맥 초음파 등을 통해 동맥경화 발생 여부를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뇌졸중 발병 직후 6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손상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연되면 상태가 악화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뇌졸중 환자를 미리 식별해 조기에 치료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자가진단은 △갑자기 심한 두통이 생겼거나 △어지럽고 자꾸 넘어지거나 △세상 반쪽이 잘 안보이거나 △한쪽 팔과 다리가 저려오거나 △말을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을 통해 가능하다. 대한뇌졸중학회가 일반인들이 쉽게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모아 개발한 ‘이웃손발(이~ 하고 웃기, 손들기, 발음하기)’ 식별법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스스로 뇌졸중이 의심되거나 다른 사람의 뇌졸중을 식별했다면, 그 다음 할 일은 환자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병원의 응급실로 빠르게 후송하는 것이다. 마비가 있거나 감각 저하가 있으면 관절 및 피부 손상, 흡인성 폐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환자를 편안한 곳에 눕히고 호흡과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압박되는 곳을 풀어줘야 한다. 환자가 구토를 할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이물질이 기도로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뇌졸중은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별다른 신호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하고 운동을 하지 않는 등 좋지 않은 습관으로 혈관 건강을 해친다. 동맥경화성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뇌졸중 환자의 대부분은 지속적인 언어장애, 기능 마비 등의 문제를 겪는다. 영원히 장애를 갖고 살거나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뇌졸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15년 정도 더 살 수 있는 수명인데 뇌졸중으로 기대수명이 4~5년 정도 짧아진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반드시 금연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을 들여야 한다. 질환이 생겨 고통 받는 것보다 질환의 무서움을 알고 이를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삶일 것이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 만으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김범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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