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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광빈 뮨 대표 "찔림사고·폭언 막는 기술이 의료진 지키죠"

■ '의료인 안전지킴이' 오광빈 뮨 대표

주사기 자동처리기 개발·공급

업무 효율성 높이고 혈액감염 '뚝'

신분증 녹음기로 돌발상황 대처

"신제품 개발로 해외시장에 도전"

오광빈 뮨 대표가 연세대 공학원 내 사무실에서 사원증 녹음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뮨




“의사·간호사들은 항상 구조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지요. 주사기 바늘에 찔리거나 환자의 폭언·폭행 등 안전을 위협받는 환경에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의료 기술 스타트업 ‘뮨’의 오광빈(32) 대표는 1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숨 가쁘게 돌아가는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이 자신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뮨이 지난 2019년부터 연달아 내놓은 것은 주사기 자동 처리기 ‘앤디’와 신분증 녹음기 ‘버즈’다. 언뜻 연결성이 부족해 보이는 두 제품은 안전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앤디는 주삿바늘 찔림(자상)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안됐다. 휴대폰 2개 크기의 처리기 구멍에 사용한 주사기를 넣으면 내장된 칼날이 바늘 부분을 자동으로 자른 후 실린더(주사기 몸통)와 분리해 폐기물통에 버리는 구조다. 주삿바늘 찔림은 자칫 혈액 감염으로 이어질 만큼 위험하지만 진료 중 빈번히 일어나는 고질적 문제다. 오 대표는 “현장에서 찔림을 피하려고 바늘을 다시 뚜껑으로 덮기도 하는데 그것으로 위험이 줄지는 않는다”며 “앤디의 자동 절단 방식은 해외에서 바늘을 녹이는 제품들과 비교해도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앤디는 출시 후 2년 반 동안 서울의료원 등 20여 곳에 1,000여 대가 공급됐다. 바늘을 0.85초 만에 분리하는 앤디 도입 후 간호사들의 주사기 처리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고 찔림 사고가 80% 이상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도 얻었다. 오 대표는 “창업 초기에는 과거 논란이 된 주사기 재사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의료진들 의견을 들었는데 정작 재사용보다 찔림 사고가 더 심각함을 깨달았다”며 “현장의 고충을 이해하고 제품에 반영한 것이 앤디에 이은 사원증 녹음기”라고 말했다.



2020년 첫 출시에 이어 지난해 새 버전으로 나온 ‘버즈 녹음기’는 지금껏 8,000여 개가 판매됐다. 사원증을 넣는 케이스 형태로 돌발적인 폭언·폭행·성희롱 등에 손쉽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호응을 받았다. 중소형 의료 기관 400여 곳을 비롯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안양·포천·삼척시지부에서도 버즈 녹음기를 도입했다. 그는 “의료진이 항상 명찰을 패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며 “버즈를 이용한 증거자료 확보 사례가 많아지면 의료진에 대한 폭언·폭행이 줄어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시국에 진료 환경 개선이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를 다소 덜어줄 것으로 봤다. 그는 “이탈리아·인도네시아 등 코로나19 대응에 미숙련 의료 인력까지 투입하는 국가에서도 앤디를 주문하고 있다”며 “국내 백신 접종에 도입한다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았던 공대생 출신이다. 연세대에서 산업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오 대표는 김유화 전 대표 등 같은 학교 공대생 3명과 함께 2017년 뮨을 세웠다. 그는 “의료진 처우나 감염 관리 이슈를 기대하고 창업했지만 코로나19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매출 정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안전한 의료 환경에 필요한 기술 개발의 고삐는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뮨은 주사기 처리기, 사원증 녹음기와 관련된 국내외 특허를 각각 11건, 1건 등록했다.

오 대표는 새해 중환자실용 신제품을 내놓고 의료 기기 인허가 취득을 목표로 잡았다. 미국·일본에서 사원증 녹음기의 크라우드펀딩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현재 4곳인 수출 국가를 새해에 더 늘려나갈 것”이라며 “의료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회사로 인정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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