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원 넘는 명품백은 못 사지만 주주가 돼 주식은 사겠습니다.”
MZ세대인 20대 여성 회사원 김 모 씨는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한국에서 지난해 두 번이나 가격을 올리는 것을 보면서 생각을 바꿨다. 명품 브랜드는 가격이 비싸 직접 구입이 어려운데 한국에서 1년에 평균 세 차례 이상 가격을 인상할 정도의 인기라면 주가도 오르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지난해 영국과 프랑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명품 브랜드의 주가가 평균 50%가량 올랐다는 알짜 정보를 듣고 결심을 굳혔다. 김 씨는 “이제는 영국과 프랑스 명품 브랜드의 주식을 사들여서 그 수익으로 명품백 살 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주식 매수 금액은 4,306억 원으로 전년(약 1,014억 원) 비해 324.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주식 매수 금액도 212.82%(2,473억 원) 늘었다. 서학개미 중에도 미국과 중국을 넘어 유럽의 패션 브랜드로 다변화한 ‘영불(英佛)개미’가 또 다른 대세로 떠오르는 셈이다.
이 같은 MZ세대의 니즈에 맞춰 삼성증권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주식 시세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런던증권거래소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오는 2월부터 영국 주식 시세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간은 12월 말까지로 이용료는 무료다. 기존 월 시세 이용료는 5파운드(8,100원)다.
이번 주식 시세 무료 제공으로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명품기업인 항공·엔진기업 롤스로이스와 패션 업체 버버리,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로이즈뱅킹그룹, 보험그룹 푸르덴셜에 실시간 직접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서비스로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불개미’를 위해 런던증권거래소와 함께 명품 기업인 럭셔리 패션 그룹 에르메스·루이비통·케링(구찌)이 상장된 프랑스 파리의 유로넥스트거래소에 대한 동시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런던증권거래소 주식을 파운드·유로·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재투자 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주식 매도 후 실제로 현금화가 되기 전 동일 시장 내 다른 주식을 매수할 수 있도록 하는 재매매 서비스로 A 종목 매도 후 결제일 이전(현금화 이전)에 B 종목을 매수할 있게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독일·벨기에·포르투갈 등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런던증권거래소의 니즈와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삼성증권의 전략이 맞아떨어져 주식 시세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협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런던 주식 시세 실시간 무료 제공으로 유럽 주식시장에 대한 명품 투자 지도를 완성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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