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제히 하락했는데요. 나스닥은 1.15% 하락하면서 조정장세(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에 접어들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각각 0.97%, 0.96% 내렸습니다.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는 오전 한때 연 1.90%를 찍었는데요. 앞서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가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기도 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상승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요. 가파른 금리상승에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오늘은 증시와 함께 계속해서 엇갈리는 미 국채금리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영향을 주는 공급망 문제에 관한 추가 내용도 전해드립니다.
“S&P 4,200선까지 하락 가능…나스닥 200일 이동 평균선 하회”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날 “차트를 보면 주식매도가 끝나지 않았고 S&P500도 5% 이상 더 빠져 조정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며 “나스닥도 금리가 상승하면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증시 예측인데요. 정확한 수치가 맞고 틀리냐를 떠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이날 나스닥은 1% 넘게 하락하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는데요. 이보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죠. 이는 더 좋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데요. T3라이브닷컴의 파트너 스콧 레들러는 “시장이 바닥인 것 같지 않다. 나스닥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나머지 지수도 취약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트레이더들이 어떤 강세에도 매도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S&P500의 경우 지금보다도 5%가량 더 하락한 4,320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일단 4,500선이 무너지면 그 다음에는 4,320까지 밀릴 것이라는 뜻입니다.
S&P에 관해서는 우선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케이티 스탁턴 페어리드 스트래터지스의 창업자는 “S&P가 다시 떨어져 바닥을 찍기 전에 반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에는 4,200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나스닥도 비슷한데요. 마크 뉴턴 펀드스트랫의 최고 기술분석가는 “나스닥이 10월 최저치인 1만4,18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는 약 2주 후면 주식시장이 저점에 다다를 수 있으며 2월과 3월에는 반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니 가만히 있는 게 좋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인데요. 쇼트 힐즈 캐피털 파트너스의 스티브 바이스는 “지금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야 하는(do nothing) 시장”이라고 설명했고, 존 나자리안 마켓레벨리언닷컴 공동 창업자는 “시장에서 매수를 촉진할 만한 계기가 없다”고 봤습니다.
어제도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월가가 공포감에 휩싸여 있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2~3월에 반등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상반기 내내 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변수가 시장을 짓누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잭 애블린 크레셋 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높은 금리와 긴축이 기업가치평가(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일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10년 물 국채금리, 2~2.5%냐 3~4%대냐…상고하저 전망도
이제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국채금리에 대해 더 살펴보겠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영향은 다른 나라로도 퍼지고 있는데요. 독일 10년물 국채금리가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한때 마이너스를 벗어나 0%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안전자산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아니면 독일 국채가 매력적이기 때문에 독일 국채금리의 상승은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보통 미국과 독일 국채금리는 같이 상승한다”며 “독일 국채금리가 오르면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 금리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관심은 10년 물 국채금리의 수준입니다. 이날도 시장에서는 예측이 엇갈렸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의 이코노미스트 조사 평균은 올 연말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평균 2.13%입니다.
우선 한쪽은 2~2.5% 수준을 크게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데요. 마모루 시모데 레소나 수석 전략가는 “10년물 국채금리가 2%를 넘어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이 그렇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이 장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기대인데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도 국채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기보다는 수익률이 평탄화할 수 있다고 했었죠. 월가의 한 관계자도 “우리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상반기에는 상승하다가 하반기에는 내려와서 전반적으로는 수익률이 평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경기둔화와 과도한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때문이며 2년 같은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상승에 오름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국채금리가 계속해서 뛸 수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글로벌 CIO의 개리 듀간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의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고려하면 국채금리는 3%까지는 쉽게 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4%도 가능하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현재로서는 10년 물 국채금리는 빠른 시일 내 2%를 넘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많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긴 합니다.
다만, 국채금리와는 별도로 양적긴축(QT)이 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클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데요. 짐 비앙코 비앙코 리서치 창업자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금융자산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이 진정한 타격을 줄 것”이라며 “양적긴축에 미 국채만 해도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매수자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를 대체할 매수자를 회사채와 증시에서 빼앗아 올 것이며 해당 시장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롱비치항 대기선박 줄어든 건 먼바다서 기다리기 때문”…“P&G, 소비재 가격 더 오를 것”
이번엔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내용입니다. 증권사 제프리스의 랜디 기븐스는 이날 CNBC에 “LA와 롱비치항 바깥의 산 페드로만에서 기다리는 배들의 숫자가 줄면서 항만 적체가 해결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는 컨테이너선들에 150마일 더 서쪽에서 기다리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100척이 넘는 배들이 LA와 롱비치항에 오기 위해 대기하고 있으며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해운 운송 수요는 역대 최대수준”이라고 짚었습니다.
그러니까 먼바다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보이는 숫자가 줄어들었을 뿐 항만 적체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죠. 16일부터 18일까지 열린 ‘NRF 2022’ 행사에서는 현장의 얘기를 좀 들을 수 있었는데요. 코로나19와 고용난에 컨테이너선을 실어나를 화물차 운전기사가 약속을 깨는 경우가 상당하다고 합니다. 50%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이 경우 해당 컨테이너를 항구의 빈공간에 쌓아두는데 이제는 더 이상 쌓을 데가 없을 정도라고 하네요. 다음 배가 들어와도 처리가 안 되겠죠. 이러다 보니 계속해서 화물이 밀리게 된다는 겁니다. 먼저 처리해야 했던 것을 나중에 처리하려면 뒤죽박죽 뒤섞여 시간도 더 걸리겠지요.
야후파이낸스는 최근 LA서 발생한 화물열차 떼강도 사건도 부담을 더 준다고도 했는데요. 절도조직이 화물차 컨테이너에 들어가 택배 수천 상자를 가져간 것이죠.
물건값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재 업체인 프록터앤갬블(P&G)가 이날 실적을 발표했는데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는데 이것의 절반은 가격인상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P&G는 2월 말부터 타이드 세제와 다우니 섬유유연제와 같은 섬유 관련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도 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P&G는 팸퍼스 기저귀부터 질레트 면도기까지 가정용 필수품의 가격인상에도 소비자들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며 “P&G는 가격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고 했습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고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부정적 얘기들이 많습니다. 1차로는 다음 주 25일부터 26일 있을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요하겠습니다. 투자자들도 1월 FOMC에서 올해 긴축 강도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지 않을까 합니다. 기술주 투자도 장기투자가 가능한지와 그럴 여력이 있는지 등을 한번 생각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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