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중부유층의 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에게 자산을 물려줄 때 세금 절감 등의 이유로 상속보다 증여를 2배 이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속 선호자와 증여 선호자의 각각 100%, 83.9%는 자산 이전 시 가장 큰 걱정으로 ‘세금’을 지목했다.
24일 신한라이프 산하 상속증여연구소가 발간한 ‘상속·증여 인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중부유층 부모 세대 중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할 의향이 있는 경우는 88.3%였다. ‘자산 모두를 내 노후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7.0%였다. 이번 조사는 대도시에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소득이 상위 10~30%(연 7,000만~1억 2,000만 원)인 대중부유층 5060세대 600명과 대도시에 집을 가진 부모를 둔 미혼의 1988~2001년생 6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자산 이전 방식에 대한 부모 세대의 상속과 증여 선호도는 각각 27.0%, 61.3%로 나타났다. 증여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자녀에게 필요한 시점에 자금 지원(59.2%)’ ‘사전 증여로 세금 절감(21.2%)’ ‘부동산 상승이 예상돼 미리 증여해 절세(14.9%)’ ‘보유 시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부담(4.3%)’ 등을 꼽았다. 10명 중 4명이 세금을 이유로 지적한 셈이다. 반면 부모 세대 중 상속을 선호하는 이들은 ‘사망 전까지 자산 일부를 나를 위해 사용(40.1%)’ ‘증여 이후 자녀와 관계 소원 우려(28.4%)’ 등으로 답했다.
상속·증여 시 가장 큰 우려 요인은 세금이었다. 상속 선호자들은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상속세를 내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면 세금이 더 많이 부과됨(34.1%, 응답 문항 중 1·2위 합산)’ ‘보유 기간에 세금 계속 납부(45.9%)’ ‘절세 방법, 전문가 모름(35.3%)’ 등을 꼽았다. 증여 선호자들도 걱정거리로 ‘증여세를 내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할 경우 더 많은 세금 부과(34.8%)’ ‘절세 방법, 전문가 모름(27.4%)’ ‘자녀의 증여세 마련 능력 없음(21.7%)’ 등을 지목했다. 이 때문에 증여하려는 부모 세대의 28.5%가 자산을 처분해 자녀 대신 증여세를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받은 자녀 세대도 세금을 내기 위해 ‘현금이나 자산 처분(32.7%)’ ‘자산 처분 뒤 남은 차액만 상속(31.4%)’ 등 64.1%가 자산을 처분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속·증여에 대한 부모와 자녀 세대의 인식 차이도 눈에 띄었다. 부모 세대의 93.0%는 자산을 물려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녀 세대의 62.1%는 자산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나머지 32.9%는 원하지 않거나 물려받을 재산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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