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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감사의 품질과 회계 투명성

박재환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





가격 대비 성능을 나타내는 ‘가성비’라는 말이 있다. 성능이 동일한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면 누가 마다할까마는 가성비는 성능이나 품질을 넘어 감성과 개성 등의 가치에 상당한 가격을 부여하는 명품 등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어쨌든 가성비가 회자되는 것은 현실에서 가성비가 떨어지는 제품도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회계 감사 서비스는 감사 의견이라는 감사의 산출물(output) 외에는 품질을 재단하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한 네트워크(Member Firm)와 이에 걸맞은 품질 및 관리 기준을 갖춘 빅4는 업계 내 명성(reputation)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아왔다. 빅4와 기타 회계법인이 차별화되는 점 이외에는 외관적으로 품질 식별이 어려운 감사 시장의 특성상 가격(감사 보수)이나 친분에 의해 감사인 선임이 이뤄지면서 저렴한 감사 보수와 짧은 감사 시간으로 인한 감사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18년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을 개정하면서 감사 투입 시간(Input)을 정상화하고 감사인의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감사인주기적지정제와 표준감사시간제도가 도입됐다.



제도 도입 후 감사 보수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의 최근 5년간 자료에 의하면 상장법인 1사당 평균 감사 보수가 2017년 1억 2500만 원(평균 감사 시간 1700시간)에서 2021년 2억 8300만 원(2742시간)으로 상승하면서 감사 보수의 연평균 증가율이 약 23%(감사 시간은 약 13%)에 달한다. 또한 빅4의 상장법인 감사 수임 비중이 2017년 약 48%(918개)에서 2021년 약 38%(598개)로 줄어들면서 빅4의 점유율은 현저히 낮아지고 기타 회계법인의 점유율이 60%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감사 보수 상승과 더불어 기타 회계법인의 상장법인 감사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기타 회계법인의 감사 품질 제고를 위한 투자와 품질 관리 노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보도 자료에 의하면 자산 5조 원 미만의 상장법인까지 지정 받을 수 있는 중견 회계법인의 경우 감사 부문 연매출 성장률이 30%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감사 부문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중견 회계법인은 고도의 품질과 경영 및 성과 체계를 갖춰 빅4와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보유한 공인회계사 숫자는 감사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없다. 인력 규모에 맞는 품질을 구현할 수 있는 고도화된 조직 체계를 가져야 한다. 또한 규모가 작은 감사인도 산업 영역을 전문화하고, 정보기술(IT) 기반 감사 역량 등의 제고를 통해 고객과 투자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는 전문 감사인으로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투입 시간 및 보수 상승에 적합한 감사 품질 제고 효과가 회계 투명성 개선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로 연결돼 기업과 투자자에게도 혜택이 공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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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자 생활산업부 ju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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