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자신을 둘러싼 ‘의전 논란’에 대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김 씨는 “상시적인 조력을 받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28일 SBS가 경기도청 총무과에서 배 모씨가 A 씨에게 약 대리 처방·수령과 음식 배달 등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이후 논란이 이어지자 김 씨가 직접 나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렸어야 하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며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A모 비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씨에 앞서 배 씨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A모 비서에게 사과했다. 배 씨는 “제가 전 경기도 별정직 비서 A 씨에게 각종 요구를 하며 벌어진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과 경기도청 공무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면목 없게도 최근에서야 제가 A 씨에게 했던 일들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A 씨의 불만과 반발은 당연하다. 국민 여러분의 비판도 마땅한 지적이다”라며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사과하고 싶었지만 그 시도조차 당사자에게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거듭 사과한다”고 말했다.
다만 배 씨는 의전 관련 논란에 대해 이 후보 부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지시로 벌어진 일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지시 권한도 없고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부당한 일을 A 씨에게 요구했다”며 “이 후보를 오래 알았다는 것을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지사의 음식 배달 등 여러 심부름도 제 치기 어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씨는 ‘김 씨의 호르몬제를 대리 처방 받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제가 남몰래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며 “제가 복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이 처방받은 약을 구하려 했다”며 김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는 “이 밖에도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잘못이 더 있을 지 모른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선거와 관련된 활동도 일절 하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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