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테러리스트 어디에 숨든 응징"…'터프 가이'로 변신한 '엉클조'

[글로벌What-바이든 'IS수괴 제거' 부각…정치적 속내는]

알쿠라이시 급습, 실시간으로 지켜봐

민간인 우려 특수부대 투입 주문 등

작전 진두지휘…3년만에 최대 성과

美 정치권 초당적 '찬사'·러도 "지지"

아프간 트라우마 딛고 이미지 바꿔

동유럽 파병도 러시아 침공 전 단행

중간선거 앞두고 극적 반전 모색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 특수부대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 시간) 밤 백악관 웨스트윙 지하 상황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를 제거하기 위해 시리아에 상륙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그의 오른쪽에 자리했고 국가안보실 참모들도 배석했다. 폭격 대상인 올리브 나무로 둘러싸인 3층 집에서 아이들이 먼저 뛰어나오자 안도의 한숨도 터져 나왔다. 이후 알쿠라이시의 자폭으로 상황은 종료됐다. 백악관이 3일 트위터에 공개한 상황실 사진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바이든은 마스크를 쓴 채 와이셔츠 차림으로 화면을 주시했다. 그는 작전 성공 이후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우리는 당신을 쫓고 당신을 찾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혼란과 피해로 대외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던 바이든이 모처럼 대테러 전쟁에서 성과를 냈다. 미 당국자와 CNN 등에 따르면 IS 수괴인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은 바이든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은 지난해 12월 군 수뇌부의 첫 브리핑을 받았고 이후 알쿠라이시가 은신한 3층 건물의 모형까지 회의실에 가져다 놓고 직접 작전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습 대신 특수부대 투입을 주문했다. 이런 과정 끝에 2일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함께 한 자리에서 바이든은 최종적으로 작전 허가를 내렸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 부통령으로 재임 당시 알카에다 수장인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에 주저했던 그가 이번에는 과감하게 작전 수행을 선택했다. 실제로 이번 대테러 작전은 지난 2019년 10월 미군 특수부대가 당시 IS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제거한 후 최대 규모다.

외신들은 바이든이 이번 IS 수괴 제거 작전 성공을 허약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한 지 1년 남짓 된 바이든이지만 벌써 레임덕 얘기가 나올 만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대처 문제로, 대외적으로는 전쟁 위기로 치닫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 등으로 체면을 구겼다. 이미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에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백악관의 이날 상황실 사진 공개 자체가 극적인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여론도 우호적이다. 미 정치권은 이날 초당적 찬사를 보냈고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외교정책상 승리”라고 평가했다. 심지어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대테러 측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체 회원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바이든의 달라진 면모는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서도 감지됐다. 동유럽에 3000명의 병력을 파병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간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만 동유럽에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누차 밝혀왔는데 이 같은 입장을 뒤집고 전격적인 병력 추가 배치를 승인한 것이다.

특히 폴란드로 이동하는 미군 82공수사단은 이라크전과 아프간 철수 작전 등에 투입된 미군의 최정예 전투부대로 꼽힌다. CNN은 이를 두고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가장 의미 있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는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속속 감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공격하는 가짜 비디오를 제작해 유포할 계획을 세운 증거를 미 정보 당국에서 확보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으로서는 러시아의 침공 시그널에 소극적이거나 미온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대만 문제와 얽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사일 도발에 열중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 병력의 동유럽 전격 파병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외신들은 그간 “미국이 도망치듯 아프간에서 빠져나오면서 동맹 간의 신뢰가 약해지고 적들은 미국을 시험해보려는 의욕을 갖게 됐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그 결과 중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고 러시아도 카자흐스탄 사태에서 보듯 중앙아시아에서의 세력 확장에 골몰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중국 등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 간 대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IS 수괴 제거 작전 성공으로 반전 기회를 잡은 바이든의 행보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