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9일 다음 달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해 당이 나가야 한다고 요청하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이 당이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한 종로 선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처음이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최 전 원장은 이날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종로에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서 나온 사람이지 어디 단순히 국회의원 한다든지 정치를 하기 위해서만 나온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당신이 나가야 한다, 꼭 필요하다, 이렇게 당이 요청한다면 당원으로서 당의 요청에 따라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종로 출마에 대해 함구해왔다. 지난달 19일 자신이 경선을 도왔던 홍준표 의원이 윤 후보와의 비공개 만찬회동에서 종로 보궐선거에 최 전 원장 공천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때도 최 전 원장은 “홍 의원과 종로 출마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당의 요청이 있으면 기꺼이 나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당이 전략 공천지역으로 지정한 종로 선거에 누가 나설지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출마 의사를 밝힌 최 전 원장에 이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희룡 정책본부장,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이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한편 최 전 원장은 윤 후보에 대해 “정치 초년병이라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토론 과정이나 경선 과정을 보면 국정 전반에 대해서 학습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좋은 장점도 될 수 있다”며 “전반적인 행정 경험이 부족하다는 건 인사로 충분히 보완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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