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49·사진)가 삼성의 북미 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를 맡게 된다. 미국의 정책 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리퍼트 전 대사를 스카우트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업계와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리퍼트 전 대사는 다음달 부터 삼성전자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퍼트 전 대사의 직급은 부사장으로 정해졌으며 현재 최종 계약 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리퍼트 전 대사는 삼성전자 소속으로 워싱턴DC 사무실에 상주하면서 삼성의 북미 지역 대관 및 홍보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데이빗 스틸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맡던 자리다.
리퍼트 전 대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중심의 반도체 산업 지원과 한·미 기술동맹 확대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삼성의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삼성은 미국이 기술동맹에서 가장 중시해온 반도체와 배터리, 백신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2024년까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20조원)를 들여 파운드리 2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리퍼트 전 대사는2017년 주한 미국대사를 그만둔 뒤 미국 보잉의 해외 대관 담당 부사장과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 등을 지냈다.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는 구글의 유튜브에서 아시아태평양의 대(對)정부 정책 업무를 총괄했다. 한국 등 아시아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유튜브 정책을 설명하고 조율하는 역할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 부임 당시 한 조찬 강연회에서 흉기 테러를 당해 얼굴을 다치기도 했다. 당시 한국말로 한·미 동맹의 상징인 “같이 갑시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본인의 아들과 딸의 이름을 세준과 세희로 짓고 2017년 주한 미국대사를 그만둔 뒤에도 미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배워 자녀들에게 가르쳤다. 올해 설 명절엔 한복을 입은 자녀들이 세배를 올리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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