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경선 전후로 “사람이 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윤 후보의 선대위 해체과 맞물려 총괄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놓으면서 자신이 준비해놓은 정책 콘텐츠를 “다 찢어버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10일 저녁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도 경선하는 과정과 후보가 된 이후 벌써 좀 사람이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가 경선 뒤 선대위 구성안을 만들어서 가져온 것을 거론하며 “그때 벌써 이 사람도 또 달라졌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콘텐츠 부재를 지적하는 질문엔 “콘텐츠라는 것을 내가 사실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1월 5일이 지나서 (선대위에서) 그냥 빠져나오게 되니까 의미가 없어서 내가 다 (콘텐츠를) 찢어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들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 경영에 대한 포괄적인 이런 프로그램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극단적인 '여소야대' 의회 지형에서 '식물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180석에 가까운 야당들이 2년 후 총선을 앞두고 맹렬한 공격을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가) 실질적으로 당면 문제를 해결 못 하면 결국 일반 국민에게 불신을 살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선 “명분을 찾으려면 결국 여론조사라도 해야 하는데 다 하기 싫어하는 것 아닌가”라며 "확실히 자신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아량이 있어야지 단일화를 하든 하는 거지, 그렇지 않고는 단일화가 되겠나"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윤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신뢰만 있으면 10분 만에 단일화 담판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밝힌 것을 두곤 "지금까지 신뢰가 없으니까 이렇게 돼 있는데 무슨 놈의 신뢰"라고 비꼬았다.
윤 후보의 '집권 시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 인터뷰 발언과 관련해선 “윤 후보가 당선돼 지금 얘기한 대로 적폐청산을 하려고 하면 국회에서 엄청난 충돌이 생길 것”이라며 “그러면 다른 현안을 해결할 길이 없다. 그렇게 정권이 가다가는 성공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립의 정치가 계속될 것 같다’는 말에 “지금 그렇게 양 진영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게 되면 내가 처음에 얘기하는 것처럼 양쪽이 다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7시간 통화’ 녹취에서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사과를 받았느냐는 질문엔 “나는 김건희 씨가 그런 얘기한 것에 대해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 자기 멋대로 얘기한 건데 내가 거기에 대해 뭐라고 반응할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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