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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슨, 흑인여성 첫 金…'동료' 보의 양보가 만든 감동 드라마[베이징올림픽]

美 대표 선발전서 탈락했지만

1위 오른 보의 배려로 올림픽행

500m서 金 딴뒤 "고맙다" 눈물

에린 잭슨이 금메달을 딴 뒤 트랙을 돌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브리트니 보. AP연합뉴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는 ‘주연’ 에린 잭슨(30·미국)과 ‘특급 조연’ 브리트니 보(34·미국)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드라마였다.

잭슨은 지난 13일 밤 열린 여자 500m에서 37초 04를 기록해 2위 다카기 미호(일본)의 37초 12를 0.08초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흑인 여성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메달, 그것도 최고 색깔인 금메달을 따내며 새 역사를 쓴 순간이었다. 흑인 남자 빙속 선수로는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1000m에서 2개의 금메달(2006년 토리노·2010년 밴쿠버) 등을 차지한 바 있다. 동계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나온 흑인 여성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잭슨과 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담을 낳았다. 잭슨은 지난달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레이스 도중 잠시 중심을 잃는 바람에 3위에 머물러 탈락했으나 1위에 오른 보가 흔쾌히 자신의 올림픽 티켓을 잭슨에게 내줬다. 양보가 부른 행운이었을까. 이후 다른 나라에서 불참 선수가 나와 미국에 추가 출전권 1장이 생기면서 보 역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우승을 차지한 잭슨은 “보가 울면서 나를 안아주며 ‘자랑스럽다’고 했다. 나는 보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기뻐했다. “큰 충격과 큰 안도, 큰 행복”이라는 말로 이번 금메달 획득 과정을 요약한 잭슨은 “더 많은 소수자들이 나와서 도전하는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2017년 인라인스케이팅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갈아탄 잭슨은 2018 평창 올림픽 500m에서 24위를 기록한 후 기량을 끌어올려 4년 만에 정상까지 올랐다. 종목 변경의 모델 역시 세계 최정상급 인라인스케이트 선수에서 빙속으로 전향한 보였다.

이날 38초 04로 16위를 기록한 보는 개인적인 아쉬움을 누르고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나는 잭슨이 나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양보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잭슨이 엄청난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고, 예상한 일이 일어났는데도 무척 기쁘다”면서 “잭슨이 거둔 성과는 ‘자신과 다른 면이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고 때로는 우러러봐야 한다는 걸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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