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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 매파도 분화…‘우크라 긴장완화→미 국채금리 상승’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워싱턴의 연준. AFP연합뉴스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요구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38% 떨어진 것을 비롯해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49% 내렸는데요.

이날 월가의 관심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미 경제 방송 CNBC 인터뷰에 쏠렸습니다. 그는 이날 다시 한번 3월에 0.5%포인트 가능성을 포함해 7월1일까지 1%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날 오전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러시아 외교장관의 발언에 안도감을 보이던 증시가 불러드 총재의 발언 이후 다시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의 말은 의미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생각대로만 연준이 굴러가는 건 아니라는 점인데요. 지난 11일 ‘3분 월스트리트’와 내용이 겹치는 만큼 긴축의 방향을 두고 격론이 오가는 연준 내 분위기와 우크라이나 관련해 업데이트된 사안을 중심으로 간단히 짚어보겠습니다.

불러드 “연준 신뢰도 위기 초반에 많이 올려야”…조지 “3월 0.5%p에 회의적 대차대조표 축소 주목”


이날 불러드 총재는 “연준의 신뢰도가 위태롭기 때문에 초기에 많이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그러면서 3월에 0.5%포인트 가능성을 포함해 7월1일 전까지 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보기 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죠. 전체적인 인터뷰 분위기는 불러드 총재가 지난 주 발언을 약간 주워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초반에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일단 많이 올려놓고 상황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하자는 의미인데요.

그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보다 좋아진 항목도 있다는 질문에 “1월 한 달 것만 보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며 지난해 10월부터 11월, 12월, 1월까지 4달치를 보건데 인플레이션이 확산하고 있고 더 올라갈 위험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대차대조표 축소도 2분기에 시작하기를 원한다는 말도 다시 했는데요.

다만 불러드 총재는 “나는 위원회의 멤버 가운데 한 명”이라며 “(내 생각이 좋다는 것을) 동료들에게도 설득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부분은 눈여겨 필요가 있는데요.

연준 내 대표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위키피디아


이날 또다른 매파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3월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지금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체계적이여야 한다. 항상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현재 기준으로 0.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인데요. 조지 총재는 불러드와 함께 중서부 매파로 분류되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도 균열이 있는 것이죠. 이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내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쏟아질 것이고 매파나 비둘기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대신 조지 총재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그는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고 단기금리를 과도하게 올리지 않기 위해서는 자산매각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대차대조표 카드를 더 활용하자는 말로 들리는데요.

하지만 대차대조표 축소의 경우 시장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말도 많지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실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과격한 조치보다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선호하고 있지요. 전직 연준 부의장인 로저 퍼거슨은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불러드의 말은 지도부에서 나온 것이 아니며 내부적으로 조율되지 않은 것일 것”이라며 앞으로 연준 내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서로 의견이 갈릴수록 데이터의 중요성은 높아지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에 한 관계자는 “연준이 일반 투자자들보다 많이 알긴 하지만 인플레이션 예측 실패에서 드러났듯 어떤 측면에서 보면 엄청나게 많이 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최종 결정은 데이터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우크라 긴장 완화해도 시장에는 양면적”…“증시에 진정한 위협은 금리”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더 알아보죠. 이날 미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의 대사관을 폐쇄하고 서부지역의 르비브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는 미국인들은 즉각 떠나라고 주문했습니다. 16일이 침공 ‘D데이’일 수도 있다는 말이 많죠.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이날 오전에 외교적 해결에 대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으로부터 서방과 협상을 계속하자는 보고를 받아들였다는 보도가 나온 것인데요. 라브로프 장관은 “(협상) 가능성이 아직 소진되지 않았다”며 “협상이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그것을 계속하고 강화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내용이 알려진 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2%를 다시 돌파했는데요. 이후 다시 1.9%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증시만 놓고 보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무력충돌로 전개 시 타격(단기적 타격)이 불가피하고, 반대로 긴장이 풀린다고 하면 안전자산으로서의 미 국채수요가 줄어들어 10년물 금리가 다시 뜀박질을 시작한다는 것이죠.

월가에서는 우크라이나 위기보다는 금리가 시장에 더 큰 위협이라고 보고 있다. 우크라 사태는 유가와 밀 등의 가격폭등을 유발, 되레 긴축압력만 높일 가능성이 크다. AP연합뉴스


국채금리 상승은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데요.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아트 캐신 UBS 객장 담당 디렉터는 “러시아 외교장관의 말은 긴장을 낮췄지만 10년 만기 국채금리를 다시 2% 이상으로 올라가게 했다. 그것은 시장에 어느 정도 걱정거리”라며 “푸틴이 카자흐스탄의 소요 진압 지원을 위해 최정예부대를 보냈기 때문에 그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고 한다면)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이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여전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 분석과 함께 실제 침공이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아니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전쟁이 발발해도 최소한 미국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작을 것이라는 입장인데요.

제니 해링턴 길만 힐 에셋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상황은 끔찍하며 인도적으로 큰 문제”라면서도 “투자자와 시장 입장에서 보면 우리의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어 “전쟁이 발발하면 단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선물도 하락하겠지만 그건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진정한 도전은 금리”라고 지적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도 “우크라이나 내에서 분쟁 위험이 높지만 글로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오늘 내용을 정리하면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음(유럽 내 확전 아니면 금리인상 경로에 큰 영향 못 줌) △전쟁 발발 시 증시에 단기적 충격 △인플레 상황은 0.5%p 금리인상 가능하나 시장 패닉 올 수 있어 0.25%p 인상론과 격돌 △3월 FOMC까지 한달 간 추가 데이터와 발언 주목 필요 등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시시각각 상황이 변할 수 있을텐데요. 여러 변수가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골드만삭스가 올해 S&P500 목표치를 4900으로 기존보다 약 4% 낮췄는데요. 여전히 현 수준(4401.67)보다 10% 이상 높지만 전망치가 내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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