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가 양국 우호의 상징인 판다로도 불똥이 튀었다. 오는 21일로 미중 수교의 돌파구를 만든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50주년을 맞지만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자 않고 있다.
닉슨 전 대통령이 지난 1972년 방중 기간(2월 21~28일) 발표한 상하이 코뮤니케(공동성명)을 통해 미중 양국은 냉전에 따른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1979년 수교로 이어졌다. 이에 앞서 ‘핑퐁 외교’로 불리는 양국 탁구 경기가 열린 경기장은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등이 진행되고 있는 셔우두 체육관이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의 낸시 메이스 미 하원의원은 중국이 미국에 제공한 자이언트 판다의 새끼를 중국으로 돌려보낸다는 양국 합의를 파기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스 의원 측은 판다가 중국의 독재 이미지를 완화하는 도구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미중 간 '판다 외교'는 닉슨이 1972년 중국을 다녀간 직후 중국이 미국에 암수 판다 한 쌍을 선물하면서 이뤄졌다. 중국은 2000년에도 암수 판다 한 쌍을 미국에 임대했다.
이날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이 불합리하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이런 반중 정치인들과 미국의 반중 정책 뒤에 있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보여준다"며 판다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것을 비판했다.
양국 정부는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일찌감치 ‘외교적 보이콧’을 단행한 미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상하이마이크로일로트로닉스(SMEE) 등 중국 기업 33곳을 수출 통제 대상인 ‘미검증 리스트’에 등재했다. 같은 날 대만에 1억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패트리엇 미사일 프로젝트 서비스를 판매해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내용을 담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했다. 주말이 지난 14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분열과 동요를 초래할 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양국 관계는 올해 지도체제의 변수로 인해 더욱 강하게 맞서는 양상이다. 미국은 11월 중간선거(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때리기’를 지속해 내부 지지를 다질 전망이다. 중국 역시 오는 10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연임을 선언할 것이 확실시 되면서 미국과 대립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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