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의 파고가 높아지며 증시가 출렁이는 중에도 조선주들이 순항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안에도 선박 건조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고 수주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유가가 오르며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국내 조선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329180)은 전일보다 2.10% 오른 10만 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56억 원을 팔아치웠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2억 원, 10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견인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0.91% 올랐으며 삼성중공업(010140)은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조선 업종의 주가 흐름은 전체 지수를 뛰어넘으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종가 대비 대우조선해양은 12.1%, 삼성중공업은 7.3%, 현대미포조선(010620)은 7.1%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은 3.53%였다.
조선주가 우크라이나 사태 속에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은 해상 물동량 증가와 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조선 수주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분석 업체 클락슨리서치가 개발한 선박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클락슨지수는 지난 18일 3만 3543으로 전주보다 2.3% 상승했다. 특히 국내 조선 업계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4.6%, 컨테이너도 4.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운이 선박 수주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러시아는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의 16.5%를 점유하는 반면 LNG 수출 시장에서의 비중은 8.4%에 불과하다. 이는 천연가스의 상당량을 파이프라인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러시아로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LNG 수입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향후 LNG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LNG선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조선주 주가에 긍정적이다. 조선 업계는 전통적으로 유가가 올라야 수혜를 보는 업종이다. 원유 운반선과 석유화학 운반선 등 탱커선 발주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계약 규모가 조 단위로 큰 해양 플랜트의 경우 발주 환경이 조성되려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웃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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