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 눈] 오이밭에서 신발 고쳐 신은 코렌스

부산=조원진 사회부 기자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는 오이밭에서 신을 고쳐 신으려 몸을 굽히면 오이를 훔치는 것으로 오해받는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애초에 의심받을 짓은 하지 않은 게 낫다라는 의미다. 최근 경쟁사로부터 핵심 기술과 인력을 빼냈다는 의혹을 받는 코렌스와 그 자회사 코렌스EM을 보면 자연스레 이 말이 떠오른다.

부산 자동차부품기업인 SNT모티브와 코렌스는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 기술과 인력 유출을 둘러싸고 법적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SNT모티브는 자사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서 코렌스 회장의 아들 조모 씨가 병역특례로 3년간 근무하고 퇴사한 이후부터 인력과 기술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는 입장이다.

일부 이직자들이 퇴사 직전에 대외비 자료의 암호를 풀고 빼낸 정황까지 파악됐다는 게 SNT모티브의 주장이다. 그렇게 자리를 옮긴 직원은 20명에 달한다. 이직자들은 코렌스로 입사한 뒤 이후 부산형 일자리 사업으로 설립된 자회사 코렌스EM으로 둥지를 틀었다.



코렌스는 코렌스EM 대표로 있는 조 씨가 병역특례로 SNT모티브에서 근무한 것은 맞지만 인력과 기술을 빼돌리려 했다는 것은 억측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이직자들은 공개 채용으로 입사했고 이들이 재직 당시 일상적인 업무 중에 발생한 암호 해제 건을 두고 SNT모티브가 기술 유출로 매도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디젤차 부품 제조업체 회장의 아들인 조 씨가 경쟁 업체의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한 점 만으로도 의혹이 제기될 개연성은 충분하다. 코렌스EM은 전기차 모터 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 4300개를 만드는 부산형 일자리 사업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양측의 진실 공방이 장기화하면서 지역 상공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와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부산형 일자리 사업이 자칫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오이를 훔치지 않았는데 의심을 받는 게 억울하다면 상세히 소명해 결백을 입증하거나 신속한 법적 대응으로 누명을 벗어야 한다. 만에 하나 제기된 의혹 중 인정할 부분이 있다거나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일방적인 모함이라면 부산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양측은 겸허히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