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강도의 대러시아 제재에 대한 우려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주가가 28일 장 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수출 차질은 물론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0.57% 오른 1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3.45% 하락한 16만8000원까지 밀리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지만, 오후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기아도 장중 3.12% 하락한 7만1500원으로 신저가를 새로 썼다가 보합으로 마감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도 각각 0.44%, 2.24% 하락했다.
앞서 미국 등 서방국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스위프트는 200여개국에서 1만10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전산망으로, 러시아 은행이 스위프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되면 세계 금융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과 같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기준 현대차, 기아차의 러시아 판매비중은 각각 8%, 5%로 스위프트 배제에 대한 우려로 단기 실적 불안과 이로 인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결제 시스템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러시아 수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러시아 규제로 인한 현대차와 기아 손실을 최대 2000억원과 25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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