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한남·된장녀가 '이대남·이대녀’로…정치가 해법커녕 혐오·갈등 부추겨

[한국사회 바꾸는 뉴파워 2030]

■사회문제로 떠오른 젠더 갈등

文정부 정책 실패·안이한 인식 탓

20대男 소외·공정 맞물리며 폭발

정치권은 양성평등 정책 추진대신

여가부 폐지 공약 등 '갈라치기'만

지난해 치러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구조사 직후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 사진=이준석 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지난 2016년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이 우리 사회에 깊이 잠재돼 있던 뇌관 하나를 터뜨렸다. 바로 ‘젠더 갈등’이다. 사건 당시 가해 남성은 “여성들로부터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성들은 혐오와 성차별을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치권이 즉각 반응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지만 현 정부에서 젠더 갈등은 오히려 심화했다.

특히 20대 남성·여성을 지칭하는 ‘이대남’과 ‘이대녀’는 우리 사회에서 젠더 갈등을 상징하는 기표가 됐다. ‘한남(한국 남자를 비하하는 말)’과 ‘된장녀(명품과 돈을 밝히는 여자를 비하하는 말)’가 이대남·이대녀 갈등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 이대남들은 지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대남 결집의 배경에는 정부와 여당의 정책 실패와 안이한 현실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공정’을 강조하는 20대가 반정부 성향으로 돌아서고 보수화했다는 진단은 ‘이대남 현상’의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진보 세력은 지금껏 여성 운동과 궤도를 함께해왔는데 젊은 남성들은 현 정부에서 소외와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심화했다”면서 “극심한 취업난 속에 응축돼 있던 불안감과 불만이 각종 공정 이슈와 맞물려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양성 평등을 위한 균형감 있는 정책 추진과 젠더 갈등을 해결하는 노력보다는 ‘성별 갈라치기’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20대 대선에서 이슈가 된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이나 군 가산점 부활 공약 등이 대표적이다.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대남과 이대녀라는 용어로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문제”라며 “정치권은 혐오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외면하거나 오히려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성의 안전·육아나 남성의 군대 문제 모두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인데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