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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에너지부 장관 "가스발전소, 러 사이버 공격 최고 수준 대비하라"

"지정학적 우발상황 대비 필요"

디지털기술 의존도 높은 가스발전소 사이버 공격 취약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워싱턴 DC 아이젠하워 행정청사 대강당에서 발언을 듣고 있다./EPA 연합뉴스




서방의 대러 제재가 이어지자 러시아가 미국의 기간망을 노리고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지난주 에너지 기업 임원들에게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산업무역기구에 보낸 서한에서 "아직 러시아로부터 구체적인 위협은 없지만 미국 정부는 에너지 분야 기업들과 함께 모든 지정학적 우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랜홈 장관은 가장 우려되는 분야로 가스관과 가스관을 통해 대부분의 연료를 공급받는 가스 발전소를 꼽았다. 석유 발전소의 경우 대형 탱크에 연료를 보관하거나 유사시 트럭을 통해 연료를 나를 수 있지만, 가스 발전소는 가스의 보관이나 운송이 쉽지 않아 가스관을 통해 가스를 공급받는 구조다. 문제는 가스관을 통제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리 대부분 디지털 기술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방식이 적용되면서 사이버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험도 함께 커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미국 최대 석유정제제품 송유·가스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연료 공급에 차질이 생겨 동부 지역에 연료 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스관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가스발전소 운영이 어려워지면 미국은 전력 대란에 빠질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의 전체 전력 생산에서 가스발전이 차지한 비중은 37%로 10년 전보다 12%포인트 올라갔다. 이에 폴리티코는 가스발전은 해킹 등에 대한 위험은 크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사이버 보안 회사인 블랙 카이트의 2021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회사의 28%, 천연가스 분야 기업의 25%는 소프트웨어 시스템 보호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랜섬웨어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랜섬웨어란 컴퓨터의 데이터를 훼손해 정상 작동을 방해하고 기능을 복구하는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의 악성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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