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한국전력의 손실 규모가 최소 8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인 5조 860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정부의 전기요금 동결로 한전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은 탓이다. 올해 한전의 연간 손실 규모가 2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 속에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10.6%의 전기료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기료 인상이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더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거래액은 7조 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8054억 원) 대비 2배가량 급증했다. 연료비가 급등하며 전력거래액 상승 폭이 발전량 상승 폭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해 2월의 경우 한전은 발전사에 1GWh 전력당 9200만 원을 지급하면 됐지만 올해 지급액은 1억 60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한전이 오른 발전단가를 요금으로 청구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정부가 국민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하기 때문이다.
이미 한전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 전력거래액과 지난해 2월 전력거래액 간 차액이 3조 4416억 원이라는 점에서 발전량 증가분 및 실적연료비 인상분(1㎾h당 3원) 등을 감안하더라도 한전은 지난달에만 3조 원가량의 손실을 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손실액이 1월 2조 원, 2월 3조 원, 3월 3조 원 이상으로 최소 8조 원에 이를 것이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올 한 해 영업손실 규모가 2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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