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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균형 회복"…주52시간 유연하게, 최저임금은 차등 적용

尹, 노동정책 대손질 예고

기업 잡는 중대재해법 보완 가능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민간 주도로

노동계 숙원 외면에 마찰 우려도

윤석열 당선인이 작년 9월 15일 대선 경선 예비후보 신분으로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을 방문해 김동명 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아직 다른 정책에 비해 구체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선 공약집과 유세 기간에 드러난 발언을 보면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간 추진한 친(親)노동정책과는 분명 궤가 다르다. 윤 당선인이 경영계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노동계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당장 주 52시간제와 소득 주도 성장의 상징인 최저임금제부터 보완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 산업재해를 줄이자는 취지에 입법이 됐지만 기업과 기업인의 형사처벌을 대폭 강화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 손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노동계와 마찰을 빚을 것이라는 의견이 상당하다.



10일 국민의힘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노동정책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주 52시간제의 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근로시간을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주 52시간제를 보완하기 위해 연장근로제와 탄력근로제의 단위 기간을 확대하는 등 사업주의 근로시간 재량권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의 요구대로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적용할지 여부도 관심이다.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보다 낮게 받고 일할 수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권리를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제도의 경직성을 비판해왔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에 사실상 제동을 거는 것이다.

올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에 대한 보완도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앞선 대선 토론 등에서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는 만큼 강한 처벌로 기업들의 경영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모두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법 개정 사안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 당선인 취임 이후 거대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윤석열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 결이 비슷하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기존 일자리 보호, 디지털 시대에 맞는 일자리 창출, 공정 채용 정립, 취약 계층의 노동권 보호 등을 정책으로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일자리 창출 역할은 대비된다. 문재인 정부는 취약 계층을 위해 정부가 공공일자리를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기업을 지원해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윤 당선인이 예고한 대로 노동정책을 추진한다면 노동계와 상당한 마찰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 52시간제, 최저임금, 중대재해법 모두 노동계의 숙원인 동시에 지금보다 엄격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일관된 기조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을 1만 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노동계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윤석열 정부가 민주노총 등 기성 노조에 대해 직접적인 압박 정책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약속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민주노총을 직접 거론하면서 강성 노조의 불법을 엄단하고 과도한 기득권을 빼앗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는 이날 양대 노총이 내놓은 윤 당선인에 대한 논평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민주노총은 윤 당선인의 노동과 관련된 혐오와 갈등의 표현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만남을 가졌던 한국노총도 노동자를 주체로 인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에둘러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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