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가 해체 후 보수에 돌입하고, 물이 새로 금이 간 ‘여수 흥국사 홍교’는 수리가 진행된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는 최근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 해체·보수·보존처리와 여수 흥국사 홍교 보수·정비에 대한 안건을 심의해 모두 조건부 가결했다.
■풍화와 생물서식으로 내려앉는 명종 태실
보물로 지정된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는 조선의 제13대 임금 명종(1534∼1567)의 태실(胎室)이다. 태실은 태아를 둘러싸고 있던 태를 항아리에 봉안해 조성한 시설물이다. 조선의 왕족 중 태실이 옮겨지고 변형된 사례가 많지만 명종 태실은 1538년 충남 서산에 건립된 이후로 50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태실에는 비석 3기가 있다.
명종 태실은 하부 토사가 유실돼 기울어짐이 발생하고, 석물이 노후해 해체 보수 필요성이 제기됐다. 외부시설이라 풍화작용을 겪었고, 이끼류 등에 의한 생물풍화도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보수분과위원회는 “1997년 설치된 태실 주변 판석은 원형이 아니므로 제거”하고 “비(碑) 해체 범위와 방식·부재 접합과 조립 등은 전문가 조언을 받아 진행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수리기술위원회는 발굴조사 결과와 해체 후 조사 결과에 따라 공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균열과 변형 나타난 흥국사 홍교 수리
보물로 지정돼 있는 여수 흥국사 홍교는 조선 인조 17년인 1639년에 세운 무지개 모양 돌다리다. 현존하는 옛 무지개형 돌다리 중 가장 높고 길다고 알려져 있다. 부채꼴 모양의 돌을 서로 맞춰 다리를 만들었고, 무지개 모양의 홍예(虹霓) 한복판에는 튀어나오게 한 돌에 용머리를 장식하는 등 섬세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전문가 현지 조사에 따르면 이곳 홍교에서는 일부 부재가 탈락하고 벌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물이 새고 미생물이 서식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1981년에 해체보수를 진행한 적 있으나 오랜 기간이 흘러 변형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리기술위원회는 “석재 종류를 파악한 뒤 보존처리를 시행하고, 석재 세척은 오염이 심한 부위만 시행할 것”을 권고하며 “장기적인 점검과 주변 차량 통행으로 인한 진동 최소화 방안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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