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후 비만율이 19년 만에 사상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외부 활동이 줄어든 영향이다. 감염 방지를 위해 대인 간 접촉도 줄며 타인에 대한 불신감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보다 더 커졌다.
15일 통계개발원이 발간한 보고서 ‘국민 삶의 질 2021’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2020년 비만율은 38.3%로 직전 연도보다 4.5%포인트 늘었다. 2001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자 사상 처음으로 35%를 넘었다. 비만율은 전체 인구 중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사람의 비율이다.
비만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으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며 증가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문화 예술 및 스포츠 관람 횟수(만 13세 이상 인구 대상)는 2019년 연평균 8.4회에서 2021년 4.5회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도 2019년 10.01일에서 2020년 5.81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재택근무 및 원격 학습의 증가가 활동량 감소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통계개발원은 분석했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줄자 타인에 대한 불신은 커졌다. 2020년 대인 신뢰도는 50.3%로 집계돼 전년 대비 15.9%포인트 줄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에 대해 매우 혹은 약간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절반을 간신히 넘겼다는 의미다. 질병이나 고립감 증폭 등 위기 상황에도 도움받을 곳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지난해 34.1%로 2년 새 6.4%포인트 증가했다.
한편 2020년 가계 부채비율은 200.7%로 사상 처음 200%를 돌파했다. 평균적으로 가계가 짊어진 빚 규모가 1년간 소비나 저축을 위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의미다. 이는 직전 연도 대비 12.5% 오른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에서 2009년 사이의 증가 폭(4.5%포인트)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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