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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에 바란다] 통상에서 정치논리를 지워라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새로운 글로벌 무역질서 발맞춰

CPTPP 가입해 경제영토 넓혀야

통상조직 키우고 전문인력 늘려

급변하는 통상이슈 신속 대응을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통상 정책 당국은 무척 힘든 나날을 보냈다. 경제 통상 논리보다 정치 이념적 논리로 통상 정책을 판단하면서 정책 당국이 설 자리를 잃었다. 대표적으로 대일(對日) 정책과 미중 패권 다툼 대응에서 통상 정책적 고려가 턱없이 부족했다.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대응 과정에서 통상 당국은 뒷전으로 밀렸다. 최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동참 과정에서도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뻔했다.

세계 통상 환경이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렵게 전개되고 있다. 기존의 미중 패권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염병 및 지정학적 위험(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를 어둡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무역의 패러다임이 자유무역에서 관리무역으로 변했고 국제 통상 체제의 불안전성으로 공급망 왜곡과 대란이 일상화되고 있다.

무역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통상 어젠다 외에 안보·인권·공급망·환경·노동 등 다양한 새로운 이슈가 통상 정책에 연계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선진국들이 나서 적극적인 산업 정책을 취하고 있다.

오는 5월 취임할 윤석열 정부는 통상 정책을 경제 안보적 관점에서 판단해 공급망을 확충하고 새로운 통상 질서 확립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먹거리인 통상을 이념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 30여 년간 중국을 중심으로 확립된 아시아 지역의 글로벌 공급망인 ‘팩토리아시아’가 미국의 디커플링(국제 통상 질서에서 중국 배제) 정책으로 조정되고 있다. 새로 구축되고 있는 글로벌 통상 질서 확립에 정부가 앞장설 때 우리나라는 새로운 산업 발전 및 투자 유치, 일자리 창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역할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쟁국인 중국과 대만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할 경우 우리나라가 불리해질 것임은 확실하다. 현 정부는 일본과의 관계 악화로 CPTPP 가입을 미뤄왔지만 새 정부는 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미중 전략 경쟁 시대 속의 한중 협력 방안을 모색하면서 공약으로 내세운 한일 정상 셔틀 외교 복원과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공동 번영 시대' 실현을 서둘러야 한다. 이는 자연스레 CPTPP 가입으로 귀결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 IPEF가 기술통상안보적 요소를 대거 포함할 경우 아태 지역 공급망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새 정부의 공약에 포함된 총리실 직속 ‘신흥안보위원회’가 IPEF 전개 상황에 보다 긴밀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글로벌 경제 체제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탄소 중립은 한 나라의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zero)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고 현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기후변화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겠지만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현실적인 방향으로 탄소 중립 정책을 모색하고 국제 규범화를 선도해야 한다.

대외 통상 환경 악화와 높아지는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통상 조직 확대와 통상 정책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통상 정책 당국은 시대적 상황에 부합하게 중점적으로 추진할 통상 정책을 설정해야 하고 조직과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 새 정부는 통상 정책 전담 기구가 국익적 관점에서 신통상 이슈에 주도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는 정책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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