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이 극도로 부족한 환경에서도 환경친화적인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프리카 출신 건축가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부르키나파소 출신 건축가 프란시스 케레(56)가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프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케레는 주변 환경·입주민과 하나가 되는 건물을 만들었다"며 "그의 건물은 가식이 없으면서도 우아한 조형미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프리카 출신 건축가가 프리츠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르키나파소의 가난한 마을에서 자란 케레는 독일의 직업 학교 유학 기회를 얻었고 베를린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그는 2001년 고향인 부르키나파소의 간도에 초등학교를 세워 주목받았다.
콘크리트가 부족한 현지 상황을 감안해 진흙으로 벽돌을 만들었고, 더운 날씨와 조명 부족이라는 불편한 상황에서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자연광을 극대화하고 환기에 유리한 건물을 디자인했다. 설계도는 모래 위에 그렸고, 주민들이 건축을 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베니스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뒤에도 고향 아프리카를 위한 건축은 계속됐다.
부르키나파소를 포함해 베냉과 말리, 토고, 케냐 등지에서 제한된 자원을 사용하면서도 서아프리카의 전통미를 살려 학교와 의료기관 등을 지었다.
케레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라면 나무나 벽돌, 진흙 등 소재를 가리지 않는다고 NYT는 전했다.
그가 지난해 케냐에 세운 IT 센터도 방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천연 석재를 사용했다. 케레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단순미와 확장 가능성을 추구한다"며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장 적은 재료로 쉽게 건물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