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가 우세종화됐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라며 “확진자가 4주 내 2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텔스 오미크론의 감염력이 오미크론보다 30~50% 높은 데다 재감염 환자도 속출하고 있어 당분간은 높은 수준의 확진자 발생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국내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2주 내로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 미만, 4주 내로 20만 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18만 7213명으로 이달 3일(19만 8799명) 이후 25일 만에 20만 명 아래로 내려왔다. 다만 위중증 환자 수는 1273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11주 만에 오미크론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중환자는 1300∼1680명까지 증가했다가 4월에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스텔스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변이 발생으로 유행의 감소세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3월 넷째 주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검출률은 56.3%로 국내 유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3월 첫 주만 해도 22.9%였던 검출률이 3주 만에 2배 이상 뛰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국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를 감소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소아 입원 환자의 경우 스텔스 오미크론 사망률이 독감 입원 환자에 비해 7배 이상 높았다는 홍콩대학교와 홍콩 프린세스마거릿병원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영국에서는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스텔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높아 숨은 감염자와 고위험군 감염을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은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 동시 유행으로 정점 규모가 커졌고 예상보다 더 완만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의 우세종화로 완치자의 재감염 사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로나19 재감염자는 346명이다. 델타 변이 유행 전 2명, 델타 변이 우세화 이후 159명이 재감염됐고 나머지 185명은 오미크론 우세 이후 재감염자다.
오미크론 감염 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재감염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속속 나타나고 있다.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SI)가 2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2월까지 오미크론 감염 사례 180만 건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감염 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재감염된 경우는 47건으로 나타났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낮은 확률이지만 오미크론에 걸렸던 사람이 스텔스 오미크론에 감염될 수 있다. 증상은 더 가볍게 지나갈 것”이라면서 “한국은 외국처럼 두 번의 정점을 겪을 가능성은 적지만 정점 구간이 길어져 4월 말이 돼야 감소세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 청장 역시 “오미크론의 세부 변이도 재조합을 일으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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