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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반도체 미래, 소부장 지원에 달렸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요가 크게 늘어난 이후 문제가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반도체 생산 라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선언한 미국에 본사를 둔 인텔과 마이크론 등은 연간 수십조 원을 투자해 새로운 팹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유럽과 한국·대만·일본에서도 첨단 반도체 기지를 앞다퉈 건설하며 반도체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분전하고 있다.

새로운 팹이 세계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반도체 제조 장비 공급망에도 큰 문제가 생기고 있다. 첨단 극자외선(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ASML은 향후 2024년까지 EUV 장비 공급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주요 장비 회사들은 장비에 탑재되는 부품을 구하지 못해 기존 장비 납기 예정일보다 최대 두 달 정도 납품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 경영진은 코로나 위기를 뚫고 미국 등 핵심 장비와 부품이 생산되는 곳에 날아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내재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국내 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반면 소부장 기술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정부도 ‘K반도체 전략’으로 열악한 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3년간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와 장비를 국산화하거나 현지화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등 괄목할 만한 효과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반도체 패권 다툼과 공급망 마비가 더욱 거세지는 만큼 새 정부에서도 공급망 내재화 문제를 초당적인 이슈로 인식하고 사활을 걸어야 한다. 소부장 내재화 작업 외에도 고급 인력 양성, 파격적인 세제 지원 등 업계의 요구와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고 액션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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