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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건설안전 생태계 이끄는 공공발주

김정우 조달청장





인류 문명은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통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이를 태동시킨 것은 1만 년 전 농업혁명이었다. 인류는 농업의 발달로 수렵과 채집에서 벗어나 한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외부의 적이나 재해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튼튼한 집을 짓기 시작했다.

안전에 대한 기본적인 본능에서 출발한 집 짓기는 고층 빌딩과 대형 교량 등 건설 기술의 발전과 역사를 함께해왔다. 인류가 멸망해도 10만 년 이상 버틸 수 있다고 알려진 미국 네바다주의 후버댐은 높이 221m에 하단부 두께만 200m에 달한다. 관광 명소로 유명한 후버댐이지만 그 화려함의 이면에는 시공 중 112명이 사망한 가슴 아픈 역사가 존재한다.

우리도 소양강댐을 건설하면서 37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안전을 위해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모순적이고 부조리하다. 시설물은 짓는 동안은 물론 건설된 후에도 안전해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하는 건설업은 200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종사하는 우리나라의 중추 산업이다. 이에 반해 산업 안전과 노동자 보호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828명 중 절반 이상인 417명이 건설 현장에서 사망했다. 건설 현장의 안전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핵심 가치다.

각종 입찰과 계약, 대형 공사 총사업비 검토 등 공공건설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조달청에도 건설 현장의 안전은 최우선 관심사다. 설계 및 발주부터 시공까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건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또 공사 현장 내 안전한 문화 정착을 위해 안전 관리 종합계획 수립, 안전 총괄책임자 지정, 안전 관리 스마트폰 앱 사용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는 설계 적정성 검토를 통해 과다·과소 내용을 바로잡아 제반 비용과 사업 특성을 감안해 적정한 공사 기간을 제시한다. 발주 단계에서는 적정 공사비 책정을 위해 민관 협력으로 가격 조사를 실시해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안전관리비는 공사 원가를 확인해 과소 반영된 경우 이를 철저히 수정하고 있다. 시공 단계에서도 안전 전담 조직을 구성해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추락 보호용 에어백 등 스마트 안전 장비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공공 부문의 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재개되면서 앞으로 건설 경기 활성화가 예상된다. 올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건설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공건설 현장은 안전한 곳 그 이상이 돼야 하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공공시설물 역시 속도와 비용이 아닌 안전과 안심이 최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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