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판정 이후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사례가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희열 명지병원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 교수는 확진자의 약 10%는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 교수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1400만 명 정도 확진됐기에 앞으로 100만 명 정도는 코로나 후유증을 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확진 후 후유증의 양상에 대해 “거의 모든 환자분들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피로감과 무기력증”이라며 “가장 힘들어하는 증상은 지속되는 기침, 가래, 가슴 답답함”이라고 꼽았다. 또한 수면장애, 멍한 느낌, 집중력 저하 등도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피로감과 관련해서 “우리 몸에 염증 반응이 계속 지속되면 감기에 걸려 피곤한 것처럼 피로감이 지속된다”면서도 “다만 빈혈, 당뇨, 간질환, 갑상선 호르면 이상 등으로 인한 피로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후유증으로 인한 피로감인지 감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 감염 이후 뇌세포가 손상되는 경우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지속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뇌 세포를 감염시켜서 손상을 드렸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상이 있는 사람들의 감염 전후의 뇌구조를 영상으로 비교했더니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고, 또 뇌 손상을 의미하는 혈중의 간접 지표자들이 있다. 그런 것들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다는 보고가 많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박 교수는 무증상 확진자 중에서도 자가격리 해제 후 후유증을 앓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 요인이 없더라도, 어린 사람이라도, 무증상인 사람도 다른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몇 달 뒤에 계속 피로감, 두통 등이 있다는 보고들이 꽤 있다”며 “무증상의 경우 기침, 가래 증상이 없었으나 미세한 염증 반응은 남아 이런 것들이 향후 영향을 미쳐 피로나 무기력감 등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경험한 환자 중 가장 길게는 8개월 동안 만성피로감 및 통증을 호소한 사례가 있다. 검사했으나 다른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며 “코로나 후유증은 환자의 기저질환, 급성기 때 조직 손상 정도, 환자의 스트레스 취약 정도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병원에 꼭 와야하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며 해당 환자들의 적극적인 내원 및 치료를 권했다. 그가 언급한 세 가지 사례는 격리가 해제됐음에도 증상이 되려 악화 양상을 보이는 경우와 기간과 무관하게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열(38.5도 이상)이 지속되거나 호흡 곤란 증상, 노란 가래 양 증가 등이 관찰될 때, 마지막으로 2~3주간의 극성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증상이 지속적으로 남아있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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