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들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리고 나니 이제 회식을 추진하는 분위기입니다. 저는 아직 걸리지 않아 조금만 더 회식을 미뤘으면 좋겠는데 말을 못하겠어요.”
화성시에 사는 직장인 30대 송모씨는 6일 “차라리 다른 사람들 걸릴 때 나도 걸렸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455만 3644명으로 국내 전체 인구 5162만 8117명의 28%에 달한다. 10명 중 3명꼴로 코로나19를 겪은 셈이다. 때문에 확진자가 눈치를 보며 격리생활을 했던 코로나19 초기와는 달리 비확진자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결혼식이나 중요한 시험 등을 앞둔 사람들은 코로나에 걸릴까봐 걱정하고 있다. “언제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중요한 일정 이전에 미리 걸리는 편이 낫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예식이 취소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신랑·신부가 코로나19에 확진돼 예식이 취소되는 경우가 일주일에 1건 정도는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랑이 코로나19에 확진돼 화상으로 ‘비대면 예식’을 진행하는 모습이 퍼지면서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육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달 14일 게시된 ‘본인 확진이라도 고등학생은 시험을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는 글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만1770명의 동의를 모았다. 자신을 고교생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확진자가 대통령 선거(투표)도 할 수 있는데, 확진 판정된 학생이 시험을 못 보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많은 학교가 인정점수를 부여하고 있으나 시험을 보지 못하면 내신 하락은 분명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감염의 우려로 학교별 지필시험 응시를 허용하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학교 지필시험은 사흘에서 닷새 동안 시험을 치러야 하고, 대규모 학생이 한꺼번에 이동해야 하며 다른 비확진 학생들과 동시에 시험을 치러야 한다”며 “별도의 방역지침의 변동이 있지 않는 한 응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확진자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코로나19에 걸린 후 완치되면 일정 기간 동안 면역이 형성돼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재감염될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가족여행이나 모임을 계획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직장인 박모씨는 “이달 초 가족들이 모두 코로나19에 걸렸기 때문에 모두 면역이 생겼다”면서 “당초 여름휴가를 7월에 가려고 했는데 면역이 강한 때 가려고 5월로 당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고 모든 사회생활을 재개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숨은 감염자까지 하면 국민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지만 집단면역이 달성됐을 가능성은 아직 적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망자가 위중증 환자 수가 아직 많다”며 “경각심도 풀리고 검사도 안 받으려는데 방역지침까지 추가로 완화되면 감염이 더 확산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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