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창업 20주년을 앞두고 텍사스 시대를 열었다. 텍사스 기가 팩토리 준공을 시작으로 전기차 대량 생산 시대를 예고한 테슬라는 내년 중 사이버트럭 등 신제품을 줄줄이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에서 실리콘밸리를 이을 IT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텍사스 오스틴은 7일(현지시간) 밤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테슬라 기가 팩토리 상공은 수백 여 대의 드론이 수놓은 ‘기가 텍사스(GIGA TEXAS)’ 문구부터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의 얼굴, 테슬라 모델Y, 사이버트럭의 형상 등이 차례로 그려졌다.
카우보이 모자에 선글라스를 쓰고 기가 팩토리 행사장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스케일업에 집중하겠다”며 “내년에는 전기 픽업 트럭인 사이버트럭, 세미를 비롯해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가 차례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의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며 텍사스 시대 개막을 선포한 그는 이날 무대에서 ‘대규모 확장(Massive scaleup)’, '대규모 성장(Massive growth)' 등 스케일을 거듭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텍사스 기가 팩토리가 미국 내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며 “공장 길이가 1.1㎞에 달해 세계 최고 높이의 건축물로 꼽히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의 높이(829미터)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각각 떨어져 있던 생산 시설도 텍사스에서는 한 지붕 아래에 뒀다. 동선 효율을 높여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머스크는 이를 바탕으로 완성차 시장 5대 중 1대는 테슬라가 될 것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사이버 로데오'라는 행사명을 따온 사이버트럭에도 기대감이 모였다. 무대 위로 은색 사이버트럭을 몰고 나온 테슬라 최고디자인책임자(CDO)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사이버트럭은 핸들이 없다"며 "어떤 전기 픽업 트럭이 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 상대"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휘발유로 구동되는 픽업 트럭은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의 18%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이용 인구가 많다. 이에 따라 사이버트럭 출시는 미국 내 전기차 확산에 큰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평가된다.
머스크 CEO는 이날 사이버트럭 외에도 세미 전기트럭, 스포츠카인 로드스터 신형 모델 출시를 예고했다. 그는 “전기차를 뛰어넘는 것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버전1의 내년 출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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