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인터넷을 통한 '가짜 정보' 접촉을 사기 저하의 원인으로 보고 군인들의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사용을 금지했다.
7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 GUR이 입수한 러시아군 내부 문건에는 러시아군 야전 사령관들이 우크라이나발 '가짜 정보'의 악영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서부군관부 부사령관이 부대 내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사용을 금지하라고 장교들에게 명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러시아 부대 다수의 지휘관이 이른바 ‘특수 군사작전(침공)’을 수행하면서 불만을 표시하는 장병의 반발에 부딪혔다고 내용도 담겨 있다.
러시아군은 이런 상황이 우크라이나가 유포하는 가짜 정보를 인터넷에서 접한 탓이라고 파악해 이같은 SNS 접속 금지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사기 저하가 전투 패배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내세운 침공 명분의 공허함 때문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인정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선전전을 탓한 것이다.
러시아 군인들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개인정보나 부대 위치 등 민감한 문제를 공개했다는 점도 문건에 언급됐다.
러시아군은 이를 막기 위해 인터넷 접속 제한 외에도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는 군인을 더 면밀히 감시해 문서 도용을 막고, 장병을 정보보안 훈련과정에 투입하라는 대책을 예하 부대에 지시했다는 내용도 이 문건에 담겼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침공을 받은 뒤 자국군 사기 진작과 국론 결집을 목적으로 온라인 선전전에 중점을 뒀다.
러시아군의 사상자 추정치와 파괴된 무기 통계를 매일 발표하고 '숭고한 영웅담'을 퍼뜨리며 심리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일례로 개전 첫날 우크라이나 남부 즈미니섬에서 국경수비대원 13명이 러시아군을 향해 "꺼져라"고 저항하며 결국 전원 전사했다는 내용이 영웅담처럼 퍼졌다. 그러나 훗날 이 대원들은 러시아군 포로가 돼 전원 생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부 선전전의 진위 논란이 생기기도 했다.
다만 서방 주류 언론의 지지를 받으며 우크라이나가 여론 선전전에선 러시아보다 우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공개된 문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러시아군 사기 저하 문제뿐만 아니라 군내 정보보안에 구멍이 생겼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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