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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변호사 "이재명 찍었지만 실망…검수완박, 약자에 피해"

"그래도 힘 없는 사람들 편 돼 주리라 믿었다"

"일부 정치인 잘못 드러나는게 두려워 그런가"

지난해 1월 13일 박준영 변호사(오른쪽)가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최씨에 대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온 직후 기자회견에 응했다. 연합뉴스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과 '전북 완주 삼례 3인조 강도치사 사건' 등에서 누명을 쓴 피해자들을 변호해 온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은 힘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얼마 전에 인수위 측에서 연락이 왔지만 가지 않겠다고 했다. 능력도 부족한데다가 지난 대선에서 ‘1번’을 찍었는데, 그걸 숨기고 갈 수 없었다”며 “투표장에 가기 전까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1번’을 찍었던 이유는 제가 변호했던 그리고 앞으로 변호할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 때문이었다. 그래도 민주당이 소외 받고 서러운 사람들의 편이 되어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데, 실망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약자의 편이 되어 주리라 믿고 있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은 그 피해가 힘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 ‘모순’을 그냥 지켜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진정성’에 대해 고민해 본다. 검찰 수사로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는 게 두렵기 때문이 아닌지, 자신을 상대로 진행된 검찰 수사에 대한 반감은 아닌지, 검찰개혁에 강경한 입장인 당원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확대의 목적은 아닌지”라며 “형사사법절차는 정치적 셈법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한편 그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립 후에 발생한 부정적인 사례에도 주목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지방변호사회 설문조사를 보면, 경찰이 고소취하를 종용하거나 고소장을 선별 접수하는 등 사건을 회피한다고 한다"며 "신종 분야나 어려운 법리가 요구되는 경우에는 수사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업무량이 늘었기 때문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송치결정에 대한 보완수사 등 절차를 거치면서 수사가 지연되고 사건이 적체되고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사건 당사자의 피해라 할 수 있다"며 "하루가 아쉬운 고소사건의 피해자, 하루라도 빨리 질곡에서 벗어나고픈 무고한 피의자에게 신속한 사건처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변호사는 지난해 1월 신설된 권력형 비리수사 전담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도 짚었다.

그는 "비위 고위 공직자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으로 설립된 공수처는 지난 1년 간 단 한 건 기소했다"며 "이 한 건도 범죄를 직접 포착한 사건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능하고 불공정하다는 비판에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제도를 운용할 공권력 주체의 능력과 준비가 부족한 상태임에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선 나머지 성급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12일 의원총회에서 이른바 검수완박 시기 및 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11일 수사권이 박탈되면 사법정의와 인권보장을 책무로 하는 검찰의 존재의의가 사라진다며 검수완박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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