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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영상) '말임씨를 부탁해'가 본 고령화 시대, 이렇게도 가족이 될 수 있죠

[리뷰]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배우 김영옥, 65년 연기 인생 첫 주연작

시대상 그린 휴먼 가족 드라마

4월 13일 개봉


오늘 영화는 이거! ‘오영이’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스틸 / 사진=씨네필운




참 특이한 영화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 같지만, 가슴을 콕콕 찌른다. 웃다가 울다가 깊은 생각에 잠기게 만들기도 한다.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람 사는 이야기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감독 박경목)는 고령화 시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등장인물도 대구에서 자식 같은 반려견 하루와 단둘이 사는 85세 말임(김영옥), 서울에서 가정을 꾸려 살고 있는 외아들 종욱(김영민), 그리고 말임의 요양보호사 미선(박성연), 이렇게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들로 꾸려졌다.

말임과 종욱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자(母子) 관계다. 종욱은 혼자 사는 어머니 말임이 걱정돼 가끔 대구에 내려와 살펴보지만, 말임은 귀찮아한다. 아들이 온다는 말에 부리나케 시장부터 갔다 와 고기반찬도 하고 때 묵은 계단 청소도 하면서, 마음과 다르게 대구에 내려오지 말라는 말만 반복한다. 종욱도 어머니 걱정이 한가득이지만 정작 만나면 답답한 마음에 모진 말만 나온다.

두 사람 사이에 미선이 끼게 되는 건 말임이 팔이 부러지면서부터다. 계단에서 넘어진 말임이 일시적으로 섬망 증세(과다행동과 환각, 초조함 등이 나타나는 병적 정신상태)를 보이고, 종욱은 충격에 자신 대신 말임을 돌봐줄 요양보호사 미선을 집에 들인다. 말임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 미선을 거부하고, 서울로 함께 가자는 종욱의 말도 무시한다. 그렇게 무조건 자식의 도움 없이 혼자 살겠다던 말임은 진심으로 자신을 돌보는 미선과 정이 들기 시작한다.





어느 누구 하나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가 없다. 말임은 자식에게 폐 끼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살아가려 한다. 낯선 서울의 아파트보다 자기가 일궈놓은 터전에서 마음 편하게 살고 싶어 한다. 종욱은 풍족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어머니를 모시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다. 그는 아내의 눈치도 봐야 하고, 어머니도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점점 지쳐간다. 넉살 좋은 미선은 어떨 때는 얄밉게 보이기도 하지만, 아픈 어머니의 병원비를 위해 근근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삶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듯 적나라하다. 100세 시대를 맞은 현시대의 모습이 곳곳에 묻어있다. 혼자 살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도 머리맡에 칼을 두고 자는 말임, 그런 어머니가 걱정돼 집에 CCTV를 설치하고 요양보호사 고용비가 부담돼 보험 심사를 받는 종욱, 그리고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단계 등이 그렇다.

결말로 갈수록 고령화 시대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혈연관계로 묶여 있어야만 가족인지, 그리고 가족이라서 함께 사는 것인지, 함께 살아서 가족인 것인지를. 작품이 제시한 대안 가족은 어쩌면 남의 일이 아니다.



[말임씨를 부탁해] 영화리뷰 | 개봉영화는 오영이


+요약

제목 : 말임씨를 부탁해

연출 : 박경목

출연 : 김영옥, 김영민, 박성연, 김혜나, 이정은

제작 : 파란오이, 안목

배급 : 씨네필운

상영시간 : 109분

상영등급 : 전체관람가

개봉 : 2022년 4월 13일

리뷰영상 : 유튜브에서 ‘오영이’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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