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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선수' 사모펀드들이 슬금슬금 사모으는 주식은?

사모펀드 최근 5거래일 연속 1810억 순매수

LG, 현대차·기아 대형주 비롯해 게임주 담아

"저가 매수 기회 포착…개별 호재도 힘 더해"

기술적 반등 노린 단기 투자 가능성도 고려해야





올 들어 주식을 팔아치우기 바빴던 국내 주식형 사모펀드들이 최근 코스피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우려에 증시 자금이 말라가는 가운데 LG전자(066570),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대형주를 비롯해 대형 게임주 등을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수급 주체로 여겨지는 사모펀드가 투자에 나선 만큼 코스피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 주체 중 사모펀드는 최근 5거래일간 코스피에서 1810억 원을 순매수했다. 사모펀드가 5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말 이후 처음이다. 이달 8일까지만 해도 사모펀드의 순매도 규모는 2조 170억 원에 달했다. 국내 주식형 사모펀드는 펀드 매니저들이 소수의 종목을 빠르게 매매하며 수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운용돼 ‘스마트 머니’적인 성격이 있다.

유사한 기관 수급 주체인 투자신탁도 최근 5거래일간 1740억 원을 사들이며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세에 베팅하던 사모펀드가 코스피에 돌아온 것은 ‘보텀 피싱(저가 매수)’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점일 때 주식을 사들인 뒤 향후 코스피가 상승할 때 순매도해 차익을 남기는 게 이들이 즐겨 쓰는 전략이다.

사모펀드는 낙폭이 컸던 종목들 중 개별 호재가 더해진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순매수 1위를 기록한 LG전자(520억 원)가 대표적인 예다. 7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찍었던 LG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날까지 6일 만에 12%나 주가가 상승했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200 편입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잠정 1분기 매출 21조 1091억 원, 영업이익 1조 880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8.5%, 영업이익은 6.4%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치를 5000억 원 이상 웃돈 수치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 영업이익 안에는 인력 구조 조정 비용, 특허 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혼재돼 있지만 본질적인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면서 “자동차 전장 부문과 모니터 노트북 부문이 기대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순매수 2위인 삼성SDI(390억 원)도 호실적과 수요 확대 전망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크게 줄지 않았는데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빠지면서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매력도가 생겼다”며 “자동차 공급망 이슈에도 전기차(EV)향 배터리는 계속 성장하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 내에서 주가가 덜 오르고 기대되는 쪽으로 수급이 몰리는 과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모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내리막을 걷던 현대차·기아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자동차주 주가를 억눌렀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올 하반기부터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NXP·인피니언·ST마이크로 등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올 하반기부터 증설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대비 반 토막이 난 크래프톤(259960)·엔씨소프트(036570) 등 게임주도 주목을 받았다. 중국 당국이 판호를 발급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호는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는 허가권으로 중국은 수년간 매월 80~100여 건의 게임 판호를 발급해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이후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는 등 게임주에 대해 강한 규제에 나선 바 있다.

고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충격을 시장이 버텨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 코스피는 옵션 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을 맞아 수십 차례 등락을 반복했으나 장 마감 직전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강보합(0.01%)으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추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모펀드가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을 고려한 단기성 투자에 나섰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안 좋은 시장 환경을 거스를 수 있는 종목들에만 예외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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