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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쪼개기 인수’에 뒤로 밀린 일반 주주 이익

이완기 성장기업부


주식회사의 주인은 누구인가. 주주·임직원·지역사회 등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관점을 취하든 여기서 주주를 빼놓고는 주식회사를 설명할 수 없다.

주주는 기업과 한배를 타기로 결심하고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다. 기업이 성장하고 그에 따른 가치를 주주들 간에 나눠 가지는 것은 그래서 당연하다. 하지만 특정 주주만 기업가치를 독식하는 일들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인수합병(M&A)에서 최대주주 지분만 쏙 빼내 고가에 거래하는 이른바 ‘쪼개기 인수’ 방식이다.

최근 중견기업 연우는 최대주주와 그의 부인이 가지고 있었던 주식을 한국콜마에 넘기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렸다. 이들은 약 60%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이 중 55%를 시장가 대비 약 50% 높은 가격으로 한국콜마에 매각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합병 시너지’ 등을 언급한다. 시너지 효과도 좋지만 최대주주를 뺀 40%의 일반주주는 어떻게 되는 건지, 프리미엄은 왜 최대주주 혼자만의 몫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역시 짚을 필요가 있다.

경영진이 바뀌면 회사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M&A 후 주가가 널뛰거나 신용등급이 바뀌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한샘은 지난해 기존 최대주주 등이 가졌던 약 30%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샘 창업주 등은 당시 시장가보다 두 배 비싼 값을 받아가며 거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의사는 배제됐고 큰 논란을 낳았다.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당시보다 절반에 그치는 수준으로 빠져 있다. 나머지 주주들은 뒤통수 맞은 격이다.



한국 기업의 저평가 문제는 심각하다고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주주가치를 뒷전으로 미뤄둔 기업이 어떻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싶다. 해외에서는 M&A로 일반주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게 갖가지 보호 장치를 마련해뒀지만 우리는 이마저 없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화두다. 환경(E) 사업에 뛰어들거나 봉사 활동(S)하는 것도 좋지만 거버넌스(G) 문제도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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