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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성조숙증] 또래보다 2차성징 빠른 아이…치료시기 놓치면 키 성장 어려울수도

■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국내 성조숙증 환아 증가세…5년 전보다 74% 늘어

이른 나이 초경 시작되면 성인 키 작아지고 스트레스 높아져

의심 증상 보이면 조기 진단·치료 받아야…치료간격도 중요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되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아는 16만 6645명으로 5년 전보다 74%나 증가했다. 그 중 여아가 남아보다 7배 가량 많다.

성조숙증의 원인은 부모님의 사춘기가 일찍 시작된 경우와 같이 유전적인 영향, 비만의 영향, 환경호르몬 노출 등이 추정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다. 드물게 성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는 뇌 기관이나 부신, 성선 종양 등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다른 질환의 병력이나 신경학적 증상, 약물 복용력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원인을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어린이들의 사춘기 시기가 부모 세대보다 빨라지다 보니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모습을 보며 성조숙증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만약 8세 이전의 여아에서 △유방이 발달되거나 △음모와 겨드랑이 털이 자라기 시작하거나 △초경 △여드름이 나는 경우, 9세 이전의 남아에서 △고환이 커지기 시작하거나 △음경이 길어지거나 △몽정 △얼굴에 수염이 나고 목젖이 나오는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만으로 성조숙증을 진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사춘기의 시작 시기 △2차 성징의 진행 속도 △성장 속도나 뼈 나이 △호르몬 검사 등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성조숙증 여부를 진단한다.

성조숙증이 발생하면 이른 나이에 초경을 하면서 성장이 일찍 끝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의 목적은 최종 성인 키를 증가시키고 어린 나이에 초경을 시작하면서 받게 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방지하는 데 있다. 최종 키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미 초경을 하거나 사춘기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내원하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2차 성징이 일찍 시작됐다면 가능한 일찍 내원해 검사받는 것을 권한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로 오랫동안 자랄 수 있도록 성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주사를 4주 간격으로 맞는 것이다. 치료기간 동안 1년에 약 4~6cm 자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3개월 또는 6개월마다 맞는 주사가 보급되어 이전보다 편의성이 높아졌다. 흔히 성조숙증 치료가 성장을 억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춘기가 일찍 시작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장을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키 성장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다만 치료시기를 놓쳐 늦게 내원할 경우 최종 키를 증가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치료하면서 주의할 점은 반드시 병원 내원 일정에 맞춰 방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약의 효과가 떨어져 사춘기가 다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비만의 빈도가 높아지고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학설이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사실 생활습관 만으로 성조숙증을 예방하기는 어렵다. 실제 성조숙증으로 진단 받는 어린이 중에는 비만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사춘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예방법은 아직 연구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 등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 상태 및 성장에 도움을 줄 수는 있겠으나 성조숙증을 전적으로 예방하기는 어렵다. 결국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최진호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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