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겸허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한일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면서 한일관계에 있어 진정한 반성 그리고 겸허히 성찰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일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한일관계가 개선돼야 양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마 많은 분들이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정책협의 대표단이 이번 주말에 일본을 방문하는데 한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아마 심도 깊게 논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후보자는 전날에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과 관련해 “일본이 과거 역사를 직시하고 겸허한 반성과 또 겸허한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취임 시 일본 측 카운터파트(대화상대방)가 될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협연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관련 질문을 받고 "아직 장관 후보자이기 때문에 너무 앞서 나가는 이야기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한일 간에 불협화음이 많이 있지 않으냐. 이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만약에 한일 외상 간의 음악 협연을 하게 된다면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부산이 지금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지 않으냐. 일본이 지지해 주면 엑스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교류라든지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일본 외상과 협연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한일은 화해와 치유, 협력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압력으로 보지는 않는다. 미국 입장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서로 마음을 터놓고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가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양국 국민이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진실로 마음이 통하는 그런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 속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친서를 교환한 데 대해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에 역행하고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아마 우리 국민께서도 많이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남북정상 간 친서 교환 사실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사전에 공유 받았느냐'는 물음에는 "아침에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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