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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납품하면 20억 적자"…원자재값 상승 못따라가는 공공조달

■ 단가조정 실효성 논란

계약 3개월 이후 조정신청 가능

납품사 부담 가중…개선 시급

조달청은 "최초 단가 높게 책정"





인천국가산업단지 내 가구 업체 A 사는 생산 제품을 주로 공공기관에 납품하며 성장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목재 수급 문제가 발생하며 경영 부담이 커졌다. 유가가 치솟아 물류비가 늘고 수입 목재 가격이 급등해 계약 체결 당시보다 손해를 보며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가 조정을 요청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계약 체결 이후 3개월부터 단가 조정 요청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입 목재 가격이 단기간에 급상승하는 데다 또 원자재 상승분을 전부 보상받기도 힘들다. 조정가 기준 시점에 대한 견해차가 커 재정 악화를 계속 감내해야 하는 탓에 납품 단가 조정이 무색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B 사장은 “최근처럼 원자재 가격이 계속 급등할 때 납품 단가 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자칫 납품 업체는 경영 여건 악화로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단가 조정 프로세스의 실효성이 떨어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 조달 시장이 최근처럼 급등세가 빠른 원자재 가격을 납품 단가에 반영하는 데 있어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조정될 때까지 모든 부담을 중소업체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 조달 시장은 납품 제품의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면 단가 조정이 가능하지만 계약 체결일 기준 90일 이후에 신청이 가능하다고 규정해 조정가를 보상받는 데 최소 3개월 이상 걸린다. 이 같은 공공 조달 단가 조정 신청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4조(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에 근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입찰일 기준 납품 물품의 원자재 가격이 3% 이상 변동했을 때 신청이 가능하다.

하지만 품목별 특성이 달라 증빙 자료를 만드는 데 최소 한 달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 여러 자재가 쓰이는 만큼 각 품목에 대한 가격 상승을 모두 증빙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중소기업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100억 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하면 10억~20억 원 적자 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얘기”라며 “원자재값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비현실적 계약 단가 조정 프로세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조달청은 현행 법률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며 다만 중소기업계 실정에 맞게 최초 납품 단가를 높게 책정해 보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납품 품목의 원자재 가격이 5% 이상 변동할 때는 90일 이전에도 단가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계가 적정 가격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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