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을 지식재산처로 승격해 국무총리 직속으로 옮겨 지식재산(IP)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로 만들어야 합니다.”
홍장원(사진) 대한변리사회 신임 회장은 26일 서울경제와 만나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지식재산이 우리 기업과 국민들의 모든 창조적 가치를 담아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게, 각 부처로 나눠져 있는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할 새로운 행정기관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한변리사회는 지난달 정기총회를 열어 홍 회장을 42대 회장으로 재선임했다. 선거를 통한 연임은 홍 회장이 처음이다.
홍 회장은 “특허 등 산업재산권, 저작권, 신지식재산 등 지식재산(IP) 관장 기관이 지식재산위원회, 특허청, 문화관광부 등 여러 부처에 흩어져 비효율적”이라며 “지식재산정책 전반을 관할하는 컨트롤타워로 지식재산처과 청와대 지식재산비서관 신설을 차기 정부가 적극 수용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영국은 이미 2007년에 기존 특허청을 지식재산청으로 개편해 특허·상표·저작권 등을 총괄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강국인 미국도 백악관에 장관급 지식재산비서관이 있고 최근에는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다른 기관에 있는 지식재산 관련 정책 조정·집행 기능을 통합한 독립적인 중앙행정기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홍 회장은 재임 기간 역점 사업으로 변리사의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허용을 꼽았다. 그는 “변리사와 변호사의 공동소송대리는 대리인의 전문성 강화와 소송 기간 단축으로 대형 로펌에 집중된 특허침해소송을 분산해 소송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홍 회장은 “국제적으로 특허분쟁이 급증하고 특허괴물이라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 소송 역시 증가하는 상황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위해 변리사에게 특허침해소송이 인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허침해소송 공동대리 도입을 위한 변리사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2006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후 21대 국회까지 법조계 반발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IP기반 창업 활성화는 물론 IP산업 육성을 위해 IP금융시장 등 지식재산 가치평가를 위한 기준과 체계 마련도 임기 중 최우선 실천과제로 지목했다. 시장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식재산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받고 이를 통해 성장해야 하는데 현재의 IP금융시장 환경으로는 제대로 된 평가와 지원을 받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IP금융은 특허의 진보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특허 자체를 중심으로 평가받아야 하지만 현재 평가지표 26개 중 특허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건 2개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특허 숫자나 매출 규모에 극한된 단순한 평가에 그쳐 특허의 독창성과 시장성 등에 대한 정성평가가 무시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변리사 업계의 질적 성장과 IP법률서비스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변호사의 변리사 자동자격 폐지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다. 홍 회장은 “공정사회 추세에 맞춰 경쟁력 관점에서 변리사 자격증 경신 제도를 개선해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변호사의 변리사 자격이 자연스럽게 폐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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