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NFT 시장은 미술품, 작품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용성·확장성 있는 프로젝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허원호(사진) 코인플러그 이사는 NFT 시장 거품이 빠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허 이사는 코인플러그가 운영하는 NFT 거래소 ‘메타파이(METAPIE)’를 총괄하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코인플러그 본사에서 허원호 이사를 만나 메타파이의 경쟁력과 향후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NFT 거래량 전반적 감소…새로운 활로 모색
허 이사는 “세계 최대 NFT 마켓 플레이스인 오픈씨 거래량이 많이 줄었다”며 “국내 NFT 시장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NFT 광풍이 불던 지난해만 해도 초기 발행된 NFT가 재 거래되는 2차 거래가 활발했지만 최근에는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거래 수수료가 주요 비즈니스 모델인 NFT 마켓플레이스 입장에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메타파이는 NFT 보유자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 NFT로 눈길을 돌렸다. 허 이사는 “사용성, 확장성이 있는 프로젝트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NFT 시장, 예술품 위주…"사용성 있는 NFT로 차별화"
글로벌 NFT 시장은 NFT 프로젝트 위주로 움직인다.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 Bored Ape Yacht Club), 크립토펑크(CryptoPunks), 문버드(Moonbirds) 등이 대표적이다. 오픈씨 최근 일주일 간 거래량만 살펴봐도 NFT 프로젝트가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로드맵에 따라 NFT 보유자에게 지속적 혜택을 제공하며 발전해 나간다. 모든 NFT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BAYC 등 확실한 성공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픈씨를 비롯해 룩스레어, 라리블 등 대표적 NFT 거래소에선 이러한 NFT 프로젝트가 거래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선 NFT 프로젝트 거래를 지원하는 NFT 거래소가 드물다. 대부분 작가와 협업해 예술품 위주의 NFT를 상장하고 있다. 메타파이도 메타드롭 서비스로 유명 작가의 작품 NFT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허 이사는 “예술품 NFT에서 프로젝트성 NFT 중심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여타 거래소와 똑같아질 것이라 판단했다”면서 “NFT 마켓플레이스 영역에 집중하되 다른 프로젝트, 기업과 협력해 사용성이 강화된 NFT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유자가 실질적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는 NFT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파이, 메타디움 기반 “쉽게 NFT 발행 가능”
메타파이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NFT 한 조각’을 모티브로 한다. 코인플러그 기술 협력사 메타디움이 개발한 동명의 블록체인 플랫폼 기반으로 구축됐다. 이에 NFT 발행 및 거래 비용이 이더리움 등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허 이사는 “일반인이 쉽게 NFT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메타파이가 메타디움 기반이란 점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확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메타디움 블록체인 생태계가 이더리움, 솔라나 등 생태계에 비해 규모가 현저히 작다는 의미다. 일례로 오픈씨는 이더리움, 솔라나, 폴리곤, 클레이튼 메인넷을 지원하지만 메타디움은 지원하지 않는다. 메타파이에서 산 NFT는 오픈씨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다. 허 이사는 “확장성 부분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수익 사업 아니지만 미래 비전 보고 투자…메타버스·웹3.0 시대 도래 대비"
허 이사는 “NFT 마켓플레이스 사업은 당장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지만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다양한 대기업 중심으로 사용성 강화된 NFT가 나오는 등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면서 “NFT 시장이 현재 침체됐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하더라도 메타버스, 웹3.0 시대가 도래했을 때를 대비해 비전을 보고 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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