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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강·정면승부만 고집땐 역풍…국민 정서 못 읽으면 '개혁 불발'

캐머런,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혼란

대처도 비판 외면하다 양극화 키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서울 통의동의 한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있다.




영국 역사 198년 만에 최연소 총리로 올라서 성공 가도를 달렸던 데이비드 캐머런 시대의 마지막은 초라했다. 동유럽 등지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에 대한 영국인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친 게 결정적 악수가 됐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5년 총선 과정에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결국 자승자박에 빠져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내가 옳다는 강한 신념, 타협 대신 ‘강 대 강’ 정면 승부를 즐기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스타일이 언제든 캐머런 전 총리의 실패를 답습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윤 당선인 측은 이른바 ‘검수완박’을 막아낼 현실적 방안이 없다고 판단되자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이런 벼랑 끝 승부는 성공하면 고독하고 위대한 결단이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나라 전체를 더 큰 혼란으로 밀어넣게 된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도 불같은 리더십을 기반으로 과감한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었지만 반대로 저(低)임금, 실업률 상승 등에 대한 지적을 외면하다 이후 양극화를 더 키웠다는 비판을 받게 됐다.



‘금수저’ 출신인 윤 당선인과 일반 국민 간 정서적 괴리감이 잘못된 판단을 이끄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캐머런 전 총리 역시 2015년 총선 기간 중 농가를 방문해 우유를 먹이는 등 친서민 행보를 이어가다가 정원에서 핫도그를 점심으로 들면서 음식을 접시에 얹어놓고 나이프로 썰어 먹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핫도그도 손으로 집어서 제대로 먹을 줄 모르냐”는 반(反)캐머런 정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른바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인사에 둘러싸인 윤 당선인이 일반 국민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개혁의 원동력도 상당 부분 훼손될 가능성이 크다.

데이비드 캐머런(오른쪽) 전 영국 총리가 나이프와 포크로 핫도그를 먹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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