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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이 끝 아냐"…푸틴發 '에너지·식량위기' 길어진다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 우크라 사태 향후 전망은

"푸틴 있는 한 서방과 계속 갈등

공급 대란·경제 블록화 지속"

핵무기 언급 등 상황 악화일로

"출구전략 시급" 공감대 형성에도

무기지원·석유금수·中 활용 등

세부 방법론 놓고는 의견 갈려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전 미 재무장관과 우크라이나계인 빅토리아 스파츠(〃 세 번째) 미 하원 의원 등이 3일(현지 시간)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김영필 특파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력을 쥐고 있는 한 세계는 안전하지 않습니다.”(미하일 호도르콥스키 전 유코스 회장)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22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셋째 날 이슈 가운데 하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향후 전망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국제 정세가 달라지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3년 푸틴 정부의 부패를 지적했다가 회사를 빼앗기고 10년간 옥살이를 한 호도르콥스키 전 회장은 3일(현지 시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다시 예전처럼 (러시아와) 사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며 “전쟁이 끝난 후 푸틴 대통령의 능력이 복원돼 재무장을 돕게 된다면 이런 일(우크라이나 침공)을 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러시아의 인권과 법치·자유를 위해 뛰고 있는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라는 이름의 세션에 참가해 “멀쩡한 사람이라면 그런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고 푸틴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워싱턴 정가와 유럽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다음 목표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리투아니아와 같은 발트 3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끊이지 않는다. 호도르콥스키 전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푸틴은 러시아 내부 문제를 네 번의 전쟁을 통해 해결해왔다. 1999년과 2008년·2014년, 그리고 2022년이 그것”이라며 “푸틴은 위험한 사람이며 그가 있는 한 서방과의 갈등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와 그에 따른 에너지 및 공급망 위기,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블록화가 전쟁 이후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극을 빨리 끝내기 위한 출구전략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스티븐 므누신 전 미 재무장관은 “러시아가 시나리오에 따라 전술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하고 인류사적으로도 끔찍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세부 방법론에서는 의견이 갈렸다. 미국 내 유일한 우크라이나계 하원 의원인 빅토리아 스파츠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출구전략을 찾으려면 우크라이나군이 승리를 해야 한다”며 서방의 무기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다. 반면 므누신 전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외교에 조금 더 방점을 뒀다. 그는 “지금 당장 석유 금수 조치를 해야 한다”며 “유럽이 하루아침에 러시아산 에너지를 끊을 수는 없지만 12~24개월에 걸쳐서는 가능하다”고 유럽의 금수 조치를 촉구했다. 호도르콥스키 전 회장도 “러시아에 대한 금융과 에너지 제재는 첨단 공장의 생산을 막고 석유과 가스의 생산 비용을 높여 전쟁 자금 마련에 애를 먹게 한다”며 “장단기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동조했다.

러시아를 견제할 지렛대로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므누신 전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만큼 이번 사태를 독재와 민주주의 국가의 대결로 만들면 안 된다”며 “서방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의 석유가 중국과 아시아로 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러 금수 조치를 피해 러시아산 원유가 저렴한 가격에 중국과 인도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상품 데이터 분석 회사 케플러를 인용해 중국의 러시아 원유 및 석유제품 구매량이 이달 들어 하루 평균 8만 6000배럴 늘었다고 전했다.

반면 독일 연방의회 의원인 페터 바이어는 출구전략의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중국이 협상에 관여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전체주의 국가와 손을 잡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유명무실해진 국제조약과 안보 질서 재건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스파츠 의원은 “유럽이 아프리카와 남미를 식량 문제로 불안정하게 한다”며 “전 세계가 러시아에 더 많은 압력을 넣어야 한다. 유엔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어떤 국제기구가 국제질서와 안정·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생각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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