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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언제 팔까요?" 경기 불안에 '도사님' 앞으로

◆2030 북적이는 점집

주식·가상자산 시장 부진에

투자상담 늘고 취업고민도 여전

"청년 불안감 상당히 높다는 뜻"

시민들이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한 점집 앞을 지나고 있다. 이건율 기자




경기 부진에 따른 불안감에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점집의 주된 고객층도 기성세대에서 20~30세대를 포함한 전 세대로 확대되는 추세다.

17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물가 상승, 코인 가격 급락, 고용 불안 등 경기 상황이 위태로워지며 점집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50년 이상 점을 봐주고 있다는 박 모(75) 씨는 “이전에도 일확천금의 기회가 언제 찾아오는지 묻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최근 들어 관련 문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빚이나 투자 문제로 찾아오는 20~30대 젊은 사람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가 운세·사주·신점 등을 다루는 서울 소재 20곳의 점집을 조사한 결과 13곳이 “최근 1~2년간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손님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나머지 7곳도 “이전과 유사하지만 상당히 많다”는 취지로 답했다. 결혼이나 연애와 관련된 상담이 많았던 과거에 비해 최근 불안한 경기 상황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는 손님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최 모(58) 씨는 “한 젊은 손님은 가상자산에 ‘올인’했다며 언제 팔아야 할지 묻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점집을 찾는다고 입을 모았다. 시민들은 치열한 경쟁과 경기 부진 속에 몇 년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근 용한 점집에서 신점을 봤다는 성 모(29) 씨는 “취업 준비생이라 경제적 여유가 없었지만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심각해 10만 원 상당의 돈을 내고 점을 봤다”며 “다행히 올해 안으로 취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소재 점집을 찾았다는 박 모(34) 씨는 “매달 받는 월급으로는 집도 차도 살 수가 없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점을 완전히 믿지는 않지만 언제쯤 돈을 빼고 넣어야 할지 한번 물어보려고 갔다”고 귀띔했다.

최근 물가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등 국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급등하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 붕괴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도시 봉쇄 장기화 등 주식시장 악재도 여전하다. 지난달 취업자 86만 5000명 중 고령층이 절반을 차지하는 등 청년층의 고용 문제도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미래가 불확실해질 때 미신의 힘에 기대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됐을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개인의 불안감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과거 인간이 불안함을 해소하기 위해 신을 찾았듯 경제적으로 불안한 사람들이 위로받기 위해 점집을 찾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미신을 거부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편인 2030세대도 점집을 찾고 있다는 사실은 젊은 세대의 불안감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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