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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로 코인 샀는데 완전 쪽박…개인회생 하러갑니다"

가격 폭락에 ‘빚투’ 투자자 개인회생 문의 쇄도

“중독 투자 이어지지만 정확한 실태파악 안돼”

이미지투데이




“연쇄 대출 받아 코인에 투자했는데 모두 날렸네요. 정신 차리고 개인 회생 상담 받으려 합니다.”

“연봉이 3200만 원인데 코인 ‘빚투(빚내서 투자)’하다가 9000만 원에 가까운 대출이 생겼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개인 회생 절차라도 알아보려고요.”

한국산 암호화폐 테라와 루나가 폭락하면서 코인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빚을 내서 코인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개인 회생 문의가 늘고 있다. 국내외에서 10만 원대에 거래됐던 루나 코인이 99% 이상 폭락하며 코인 시장 전반이 흔들리는 탓에 맹목적 투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코인 투자로 손실을 입고 개인 회생 절차를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개인 회생 전문 A법무법인은 “최근 상담 건수 중 절반 정도는 빚을 내서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한 경우”라며 “비트코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코인 관련 상담이 늘었고 개인 회생을 진행하는 사례 중 대부분이 빚투 관련 사례”라고 귀띔했다. 서초구에 위치한 개인 회생 전문 B법무법인 또한 “개인 회생 상담 중 주식·코인 투자 관련 사례가 많은데 하루에 4~5건은 문의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실제 개인 회생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 온라인 카페에서는 빚을 내서 코인에 투자했다가 크게 손실을 봤다는 글이 줄줄이 게시되고 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한 30대 투자자는 “비트코인 선물에 8000만 원 가까이 투자했는데 모두 잃었다”면서 회생 신청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투자자도 “코인 손실률이 마이너스 85%에 달해 회생 신청 전 코인을 정리하려고 한다”면서 채무 탕감 절차를 물었다.

투자자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에서는 루나 코인 투자로 인한 실패 사례가 계속해서 공유되고 있다. 한 채팅방 참여자는 “코인에 투자해 2억 원을 잃었다”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방에 들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루나 코인이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쇼트’에 함께 투자하자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의 ‘아비규환’도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코인 투자자 정 모(28) 씨는 “친구가 많이 벌었다고 해서 따라 들어갔다가 53% 가까이 손실을 봤다”며 “사태를 지켜보며 잠도 못 이루지만 이미 손실이 많이 나서 뺄 수도 없다”고 말했다. 30대 투자자 김 모 씨도 “주변에서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하길래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루나 사태로 경험해 본 적 없는 손실이 발생해 암호화폐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24시간 거래되고 등락 폭이 큰 암호화폐는 중독성이 커 도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는 “도박 문제로 상담하다 보면 암호화폐 투자로 인한 경우가 많지만 카테고리로 잡혀 분류되지는 않는다”며 “코인 투자 관련 중독을 호소하는 이들에 대한 관리와 상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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