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11일 만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윤 대통령은 20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1일 오후 1시간 반가량 회담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18일 외교가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관전포인트로 대중견제 수위와 대북메시지, 한미동맹 업그레이드 등을 꼽고 있다.
①尹 "바이든과 IPEF 통한 협력 논의"…'반중전선' 본격 동참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회담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등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소개했다. 이에 중국은 즉각 한국에 디커플링(분리)에 반대할 것을 요구하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미국 주도의 IPEF에 적극 참여해 유리한 대외 경제안보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스탠더드(기준)를 제시하고, 다른 나라를 초대해가면서 IPEF에서 우리 국익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이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이 어떤 보복을 하더라도 (IPEF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경기 평택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번 한일 순방이 동맹국과의 대중견제 목적임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대만 등과 '반도체 칩4(CHIP4)' 체결도 희망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이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면 한미일이 같이 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②北, 코로나 폭증 속 도발 준비...한미 내놓을 대북 메시지는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미 정상이 내놓을 대북 메시지가 관심을 받는다. 북한은 당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시점에 맞춰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현재로서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은 "현재 주말까지 북한 핵실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ICBM을 포함한 미사일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도 "핵실험 가능성을 가정한 시나리오는 필요하지만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기간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며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북한과의 대화 문이 항상 열려 있고 코로나19 문제를 포함해 북한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방한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 일정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무산됐다고 한다. 앞서 부통령 시절 DMZ를 이미 방문한 점 등이 작용했다. 김 차장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개념을 가지고 안보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③후보 시절부터 '한미동맹 재건' 외친 尹...업그레이드 수준 주목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강조한 한미동맹 재건 방안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기간 대북정책 중심 외교로 한미동맹이 크게 약화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한미 간 포괄적전략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북핵 위협이 심화하는 만큼 한미 확장억제 강화 내용이 회담 결과로 도출될 수 있다.
왕 센터장은 "'핵을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 북한의 메시지가 나왔다는 게 지금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 미국이 '한미동맹을 강력하게 준수한다. 한국이 안보에 있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의 모든 자산을 동원해서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확실하게 지킨다'는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핵우산과 관련해 한 단계 더 격상된 발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점쳤다.
/박경은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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