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이 경북 성주 사드 기지에 대한 접근 제한이 한미 동맹을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17일 미국 하원 청문회 답변에서 “(현재와 같은) 제한된 접근은 사드 운용과 한국 국민 및 미군 방어 등을 위한 동맹의 역량을 저해하고 대북 준비 태세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가 물류 지원의 완전한 보장 등을 위해 제한되지 않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5년 넘게 방치된 사드 포대의 정상 가동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4월 국내에 들여온 미군 사드 포대는 5년 이상 야전에 임시 배치된 상태다. 정식으로 배치하려면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일부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대를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다. 이 때문에 한미 양국 장병 400여 명은 제대로 된 숙소도 없이 컨테이너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시설 개선을 위한 공사 자재 및 장비 반입도 사드 반대 단체 등의 시위로 막혔다. 오죽하면 지난해 3월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서욱 당시 국방장관에게 “사드 기지를 지금 같은 상태로 계속 둘 것이냐”며 “동맹으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겠는가.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도 최근 회고록에서 2018년부터 수차례 문제 제기를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협조하지 않아 사드를 철수하려 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산둥성에 한반도를 겨냥해 사드보다 탐지 거리가 더 긴 방공망을 설치하는 등 위협을 노골화하는 상황이어서 사드 기지를 두고 한미 간에 균열이 더 생겨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약속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마무리와 정상화를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 양국은 그동안 중단됐던 한미연합실기동훈련도 재개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한미 관계를 안보·경제·기술 동맹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포괄적 전략 동맹’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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