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과 이번 주말쯤 15% 상호관세율을 골자로 하는 무역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대 뉴욕 증시가 다시 한 번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오후 12시 20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0.54포인트(0.18%) 오른 4만 4,774.45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에도 각각 20.20포인트(0.32%), 84.24포인트(0.40%) 상승한 6383.55, 2만 1142.20에 매매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2분기 실적 호조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첨단 기술주들이 이날도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전날 실적 충격으로 8% 이상 급락한 테슬라도 저가 반발 매수 유입으로 5% 이상 반등했다. 반면 실적 악화에 빠진 인텔은 장중 10% 안팎까지 급락했다.
3대 뉴욕 증시가 장중 일제히 강세를 보이는 것은 이르면 26~27일 미국이 EU와 무역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지수들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일요일(27일) 대서양 통상관계를 어떻게 강력하게 유지할지 논의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스코틀랜드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밝힌 뒤부터 상승폭을 키웠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복수의 EU 당국자와 외교관들을 인용해 미국과 EU가 원칙적인 무역 협정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EU 상품에 15%의 상호관세율 부과하고 EU산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을 50%로 정하는 합의안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미일 무역 합의와 비슷한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코틀랜드로 출발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EU와 협상 타결 가능성을 두고 “50대 50의 확률, 어쩌면 그보다 낮다”며 “(EU가) 아주 절실하게 합의를 바라고 있다”고만 말했다.
EU에 따르면 EU와 미국 간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전 세계의 30%,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43%에 이르는 전 세계 최대 규모다. 만약 상호관세율을 15% 수준에서 합의할 경우 EU는 사실상 현상 유지에 성공한 셈이 된다. 미국에 수출되는 EU산 제품에는 지금도 기존의 평균 4.8% 관세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도입한 기본관세 10%가 부과되고 있는 까닭이다. 앞서 EU는 지난 9일 미국과 이른바 ‘원칙적 합의’를 몇일 내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가 12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8월 1일부터 30% 상호관세 부과’ 서한을 받고 뒤통수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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