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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골퍼들아, 제발 매킬로이 좀 내버려둬!’

28개 연속 메이저 무승, 이틀 연속 인터뷰 거절

PGA 챔피언십 뒤 일각 비판에 로리 감싼 라우리

“1R 65타가 어디 쉽나. 제 역할 충분히 하는 중”

PGA 챔피언십 3라운드 18번 홀 그린에서 자책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로리 매킬로이. 올해 메이저 대회 일정도 반이 지났다. 다음 달 US 오픈, 7월 디 오픈만 남았다. AFP연합뉴스




‘답답하면 니들이 뛰든지’. 10여년 전 축구 대표팀 경기력에 비난 여론이 들끓자 한 선수가 ‘미니홈피’에 올렸던 글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도 비슷한 뉘앙스의 발언이 나와 화제다. 동료에 대한 비판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한 선수가 대신 나섰다. 비판에 휩싸인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고 변호인을 자처한 선수는 셰인 라우리(35·아일랜드)다.

PGA 투어를 대표하는 인기 선수 중 한 명인 매킬로이는 23일(한국 시간) PGA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를 마친 뒤 초고속으로 대회장인 오클라호마주 서던 힐스CC를 떠났다. 미디어의 인터뷰 요청을 모두 뿌리치고 급하게 짐을 싸 캐딜락 차량에 몸을 실었다.

1라운드에 1타 차 단독 선두에 오르고도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에다 3·4라운드 연속 인터뷰 거절을 더해 아쉬움 섞인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이저 4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20승을 올린 매킬로이는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 2014년 PGA 챔피언십이다. 이번 대회를 2언더파 8위로 마치면서 마지막 메이저 우승 뒤 메이저 무승 대회가 28개로 늘었다.

첫날 스코어인 5언더파 65타를 지키기만 했어도 연장에 갈 수 있었지만 매킬로이는 2·3라운드에 71-74타를 쳤다. 특히 2개의 파3 홀에서 총 5타나 잃은 사흘째 경기가 아쉬웠다.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날 64타를 몰아치며 준우승했던 매킬로이는 이번에도 최종 라운드 첫 5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으며 분전했지만 이후 보기만 2개로 불꽃을 키우지 못했다.



PGA 챔피언십 2라운드 중 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하는 셰인 라우리. 지난달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3위를 했다. AP연합뉴스


매킬로이가 서둘러 자리를 피한 뒤 취재진 앞에 선 것은 2019년 메이저 디 오픈 우승자 라우리였다. 라우리는 “‘방구석 골퍼들(armchair golfers)’은 여기서 경기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못한다”고 작정한 듯 말했다. 주관적인 잣대로 선수들을 과하게 몰아붙이는 이른바 ‘키보드 워리어들’을 저격한 것이다.

라우리는 “첫날 65타는 쉬운 기록이 아니다. 2014년 이후 메이저 우승이 없다는 것을 부각하는데 매킬로이는 골프계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슬럼프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메이저 마지막 우승 뒤 매킬로이는 PGA 투어 11승을 보탰고 페덱스컵 우승(시즌 챔피언)도 두 번 해냈다.

라우리는 “사람들은 매킬로이가 메이저 4승째를 달성했을 때 이미 메이저 10승을 바라는 눈치였지만 그런 식으로 흘러가는 법은 없다”며 “이제 서른셋 아닌가. 더 두고 볼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았다”고 했다.

매킬로이의 다음 출전 대회는 6월 2일 오하이오주 더블린에서 개막하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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