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교육감 선거] 출구조사서 진보·보수 각 7곳 우위, 3곳은 경합…보수 약진에 진보 교육감 시대 '퇴조'

진보교육감 2018년 14곳서 후퇴…보수는 '반전교조 연대' 전략 주효

자사고 폐지 추진 혼란·기초학력 저하 논란 등 '진보교육 피로감' 영향

'진보교육 산실' 경기도에 첫 보수 교육감 당선 가능성 높아 파장 클 듯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1일 오전 한 유권자가 서울 강남구 삼성2문화센터에 설치된 삼성2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전체 17곳 가운데 진보 후보와 보수 후보가 각각 7곳에서 출구조사상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곳은 오차범위 내 경합으로 조사됐다.

진보진영은 2014년과 2018년 선거에서 각각 13곳과 14곳에서 당선자를 냈던 것에 비해 후퇴했고, 절치부심한 보수진영은 약진했다. 보수 성향의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데다 투표율이 낮아지면서 진보성향의 유권자들이 결집하지 않은 탓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정책에 따른 혼란과 기초학력 저하 논란이 이어지면서 진보교육감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교육감들이 근본적인 교육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무상교육과 같은 새로운 교육 의제도 선보이지 못한 채 수성에만 급급한 반면 보수 후보들이 ‘반전교조 연대’를 결성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친 것도 어느 정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1일 오후 7시 30분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출구 조사 결과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는 7곳에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기(임태희·54.3%), 대구(강은희·63.1%), 경북(임종식·51.6%), 대전(설동호·43.0%), 충북(윤건영·57.0%), 강원(신경호·28.9%), 제주(김광수·57.0%) 등이다.

진보 성향 교육감 후보도 7곳에서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조희연·38.6%), 울산(노옥희·52.8%), 광주(이정선·35.9%), 충남(김지철·34.6%), 세종(최교진·33.5%) 등 5곳에서는 진보 성향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남에서는 김대중 43.5%, 장석웅 39.9%, 전북은 서거석 42.8%, 천호성 40.3% 등 진보 성향 후보끼리 경합을 벌이고 있다.

3곳은 진보·보수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에서는 진보 성향 도성훈 교육감 후보가 41.2%, 보수 성향 최계운 후보는 40.9%로 나타났다. 경남에서도 진보 성향 박종훈 후보 50.8%, 보수 성향 김상권 후보가 49.2%였다. 부산에서는 보수 성향의 하윤수 후보가 52.3%로, 47.7%를 얻은 진보 성향 김석준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선거사무소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교육감 중에서는 조희연(서울), 도성훈(인천), 강은희(대구), 설동호(대전), 노옥희(울산), 최교진(세종), 김지철(충남), 임종식(경북), 박종훈(경남) 후보 등 9명이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충북·전남·제주는 현직 교육감이 열세였고, 경기·광주·강원·전북은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았다.

최종 개표결과가 나와봐야하지만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번 교육감 선거는 ‘진보 후퇴, 보수 약진’으로 요약된다. 진보진영은 2014년 선거에서는 13명, 2018년 선거에서 14명의 당선자를 배출한 것에 비해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보수진영은 부산과 인천 등지에서 사상 첫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여러 지역에서 ‘교육교체’를 이뤄냈다.

이처럼 보수 후보들이 선전한데 대해 정권 교체 영향에다 ‘진보교육감 독주 체제’가 8년 간 지속되면서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추진에 따른 혼란, 혁신학교 확대에 따른 학력 저하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진보교육감들이 2009년부터 무상교육을 내세워 교육 의제를 주도했으나 새로운 정책 브랜드를 내세우지 못한 것도 수세에 몰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을 내세운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이 교육감을 지내는 등 직선제 도입 이후 줄곧 진보성향의 후보가 당선돼 ‘진보교육의 산실’로 불리는 경기도에서 보수 성향의 임태희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경우 교육계에 미칠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정 현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9시 등교제’ 폐지와 혁신학교 원점 재검토 등을 공약한 임 후보가 최종 당선되면 유·초·중·고교생이 166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기도의 교육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아울러 내달 21일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 당연직 위원이 되기 때문에 17곳 중에서 과반인 9곳 이상을 차지하는 쪽이 어디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그대로 당선자가 확정될 경우 진보는 9곳, 보수는 8곳에서 당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천과 경남지역이 초접전이어서 어느 쪽이 우위를 차지할 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지역에서 단일화에 성공했더라면 중도·보수 성향의 교육감이 확실히 우위를 점했을 것”이라며 “이념에 치우친 진보교육계에 국민들이 ‘옐로카드’를 내민 만큼 새로 당선된 교육감들이 정치 논리나 이념 보다는 학교 구성원들과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당면한 교육 현안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